레비의 '도망' → 케인, 잔류 가능성 높아졌다...뮌헨은 '1년만 기다리자'

장하준 기자 2023. 8. 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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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뮌헨 유니폼을 입은 케인 합성 사진 ⓒ트위터
▲ 해리 케인
▲ 케인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결국 잔류가 가까워진 모양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6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61) 회장이 해리 케인 영입에 대한 바이에른 뮌헨의 8,600만 파운드(약 1,433억 원)를 거절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미국 마이애미로 2주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결말이 가까워지고 있다. 올여름 케인은 뮌헨과 꾸준히 연결됐다. 케인 역시 뮌헨 이적을 선호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레비 회장의 돌발 행동으로 토트넘 잔류가 유력한 모양새다.

이적설의 시작은 케인의 재계약 거부였다. 이유는 다름 아닌 토트넘의 무관 행진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케인을 1군에 데뷔시킨 이후 단 한 번도 공식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다. 2018-1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리버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 뮌헨의 관심을 받는 케인
▲ 케인
▲ 해리 케인

게다가 지난 시즌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리그 성적을 8위로 마감한 토트넘은 우승은커녕, 다가오는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에 참가할 수 없다. 더 큰 물에서 놀고 싶고 우승컵에 대한 욕심이 있는 케인의 마음을 떠나게 했다. 현 계약은 내년 여름에 만료되기에,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자유 계약(FA) 신분이 된다. 덕분에 토트넘은 딜레마에 빠졌다. 케인을 공짜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토트넘 입장에서 케인은 엄청난 가치가 있는 선수다. 토트넘이 키운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0년 1군 데뷔 후, 레스터 시티 등 경험을 쌓기 위한 몇 번의 임대를 제외하면 선수 시절 내내 토트넘 소속이었다.

게다가 능력이 대단하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435경기에 출전해 280골 64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만 3번을 차지했으며, 프리미어리그 213골로 역대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다. 여기서 다가 아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이 부진을 거듭하며 리그를 8위로 마친 사이, 케인은 홀로 리그 30골을 넣으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의 부진에도 꾸준히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공격수였다.

▲ 토트넘 잔류가 가까워진 케인
▲ 해리 케인
▲ 해리 케인

이를 잘 알고 있는 레비 회장은 케인의 몸값으로 1억 파운드(약 1,666억 원)를 책정했다. 뮌헨은 이 금액을 전부 지불할 의향이 없어 보였다. 레비 회장이 쉽게 가격을 낮추지 않으며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케인이 재계약을 거부하며 기류가 바뀌었다. 토트넘 조 루이스 구단주는 케인이 공짜가 될 것을 염려했다. 곧바로 레비 회장에게 케인을 판매할 것을 권고했다.

뮌헨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얀 크리스티안 드리스덴 CEO와 마르코 네페 디렉터는 뮌헨의 아시아 투어에 함께하지 않았다. 대신 케인 영입 협상을 위해 런던으로 날아갔다. 그만큼 진심을 보였다.

▲ 김민재를 영입한 뮌헨
▲ 다니엘 레비 회장
▲ 뮌헨과 협상 도중 휴가를 떠나버린 레비 회장

그리고 뮌헨은 협상 테이블에서 8,600만 파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협상에서 견해차가 있었다. 토트넘은 이적료 1억 유로와 바이백 조항을 삽입하길 원했다. 협상은 쉽게 진전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레비 회장이 휴가를 떠났다. 일방적으로 협상을 결렬한 것이다.

뮌헨 입장에선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뮌헨은 올여름 케인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떠난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아쉬운 공격진으로 지난 시즌에 돌입했던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겨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1-22시즌 레반도프스키는 홀로 50골을 넣었다. 반면,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는 세르주 그나브리로 17골을 넣었다. 최전방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던 뮌헨이다.

▲ 레반도프스키
▲ 뮌헨 시절의 레반도프스키
▲ 뮌헨은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우길 원한다.

최전방 고민은 프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뮌헨은 일본의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친선 경기를 가졌다. 전력상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팀이기에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뮌헨은 의외로 고전했다. 특히 골 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1골이 전부였다. 마티스 텔과 아리욘 이브라히모비치 등의 젊은 공격수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뮌헨은 1-0이라는 찝찝한 승리를 가져갔다.

덕분에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로 케인을 낙점했지만, 일단 올여름 영입은 힘들 전망이다. 레비 회장에게 완벽히 당했다. 이제 이번 시즌이 문제다.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를 영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하지만 창이 무디다. 지난 시즌의 고생을 번복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상황은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무리한 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 공짜가 되는 케인과 개인 협상만 잘 진행한다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를 합류시킬 수 있다.

케인과 이번 시즌도 함께할 가능성이 높은 토트넘은 호성적을 내야 한다. 케인이 내년에 나간다면, 케인을 대체할 공격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케인이 팀에 남아있을 때,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한다.

한편 케인의 이적설로 코리안리거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손흥민은 다시 한번 케인과 좋은 호흡을 예고하고 있다. 두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파트너다. 무려 47개의 합작 골을 만들었다. 팀이 부진한 사이,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은 여전히 환상적이었다. 축구 팬들은 두 선수에게 ‘손케(손흥민+케인) 듀오’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반면 김민재는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이번 시즌 뮌헨이 예전만큼 좋은 득점력을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수비가 단단해야 팀의 승리를 이끌 수 있다. 적응은 순조롭다. 리버풀과 프리 시즌 친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단단한 수비뿐만 아니라, 환상적인 롱 패스로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뮌헨 팬들은 김민재를 극찬했으며, 적장이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은 김민재의 롱 패스를 언급하며 “날카로웠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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