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은 어디에…레비, 데드라인 무시+케인 이적료 1440억도 거절→미국으로 2주 휴가
[포포투=김환]
다니엘 레비 회장이 존중이 결여된 행동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해리 케인의 이적설은 여전히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다. 스트라이커가 필요한 바이에른 뮌헨이 케인을 영입하겠다고 나선 이후 줄곧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토트넘 훗스퍼를 설득한 끝에 최근 회담을 갖는 데에 성공했다. 뮌헨은 이 회담에서 토트넘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정작 레비 회장은 좋지 않은 태도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레비 회장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뮌헨의 제안을 거절하고 더 많은 이적료가 필요하다고 통보한 뒤 휴가를 보내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뮌헨은 자신들이 설정한 기간을 넘어서까지 협상이 이어진다면 케인 영입을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레비 회장은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 뮌헨이 설정했던 마감 시한을 무시했다. 뮌헨은 금요일 자정으로 데드라인을 정했지만, 레비 회장은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레비 회장은 미국으로 날아갔고, 뮌헨은 토트넘이 마감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케인 영입을 포기하고 다른 옵션을 찾는 걸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빌트’도 같은 소식을 전하며 “우리의 정보에 따르면 레비 회장은 현재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으며, 그의 가족은 2주 동안 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축구계에서 협상가로 알려진 레비 회장은 뮌헨에서 더 많은 돈을 끌어내고 싶어한다. 뮌헨은 9,300만 유로(약 1,339억)에 옵션을 더해 1억 유로(약 1,440억)가 넘는 이적료를 제안했지만 레비 회장은 이를 거절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의 방식대로 협상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토트넘의 레비 회장은 협상의 귀재, 반대로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협상 시 상당히 까다로운 기피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도 레비 회장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제시하며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 주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 회담은 토트넘의 요구로 인해 일정이 밀렸다. 토트넘에서 레비 회장이, 뮌헨에서는 얀 크리스티안 드리센 CEO가 참석했다. 그러나 협상은 뮌헨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토트넘은 뮌헨에 바이백 조항 삽입과 추가금을 요구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뮌헨은 토트넘과 회담 이후 토트넘이 원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양 측은 런던에서 점심을 먹으며 케인에 대해 논의했으며, 대화는 오후까지 계속됐다. 2,000만 파운드(약 333억) 정도의 격차가 있지만,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두 구단이 합의할 경우 케인은 공식적으로 뮌헨과 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토트넘은 케인이 향후 잉글랜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바이백 조항을 삽입하려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바이백 조항은 선수의 원 소속팀이 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선수를 다시 영입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토트넘은 후에 케인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계약 조건에 바이백 조항을 삽입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백 조항 삽입은 선수의 이적 과정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지만,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크게 반길 만한 내용의 조항이 아니다. 책정한 금액이 높지 않을 경우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를 다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백 조항과 더불어 돈도 더 필요하다. ‘스카이 스포츠’는 양 측의 회담에서 나온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토트넘과 뮌헨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뮌헨이 한화로 약 330억 정도를 더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인의 마음은 뮌헨 이적 쪽으로 기운 듯하다.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하기 위해 연봉 중 상당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보도가 등장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독일 유력지 ‘빌트’의 보도를 인용해 “케인은 뮌헨의 제안이 거절된 이후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1년을 포기하고 뮌헨으로 이적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토트넘에 8,500만 파운드(약 1,417억)를 제안했지만 곧바로 거절당했다. 매체에 의하면 케인은 토트넘과의 계약 마지막 해에 받을 수 있는 연간 수입 약 2,060만 파운드(약 343억)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 액수는 토트넘과 뮌헨의 협상 사이에 있는 격차를 좁히기에 충분할 것이며, 케인의 이적에서 특별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뮌헨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케인을 영입할 경우, 클럽 레코드를 경신할 전망이다. ‘스카이 스포츠’는 “카베 솔헤콜 수석기자에 의하면 뮌헨은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 클럽 레코드를 깰 준비가 되어 있다. 케인의 계야 기간이 12개월 밖에 남지 않았지만, 뮌헨은 클럽 레코드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려 한다. 뮌헨은 케인이 다음 시즌 뮌헨에서 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의 클럽 레코드는 뤼카 에르난데스를 영입할 당시 지불했던 8천만 유로(약 1,152억)다.
뮌헨은 이번 회담에서 담판을 지으려 한다. 지난 시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실감한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이 열린 직후부터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고, 완성형 스트라이커에 가까워진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 케인에게 접근했다. 토트넘은 팀의 핵심 스트라이커인 케인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작 케인의 잔류를 확신하지는 못하는 중이다.
또한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케인을 매각하지 못할 경우, 내년 여름 자유 계약(FA) 신분이 되는 케인을 이적료 없이 내보내야 할 수도 있다. 케인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토트넘이 불안할 만한 이유다. 케인이 뮌헨 이적을 선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케인은 뛰어난 개인 기량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트로피를 단 한 번도 들어올린 적이 없다. 뮌헨은 우승에 대한 케인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팀이다. 이는 뮌헨이 회담을 거친다면 케인 영입을 확정 지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아직까지 케인이 토트넘 소속인 만큼, 뮌헨이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토트넘 측에서 요구하는 이적료를 충족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선수를 매각할 때 낮은 가격에 내줄 만한 팀이 아니며, 이번에는 케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뮌헨은 밖에서도 케인을 흔들고 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뮌헨 관계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케인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언론에 알리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는 모습이다. 뮌헨의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도 케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며 하이너 회장의 말을 전했다.
매체에 의하면 하이너 회장은 “뮌헨은 언제나 우리 클럽과 독일 분데스리가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하려고 노력한다. 케인은 확실히 매력적인 선수다.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득점왕이다. 케인을 영입하는 건 뮌헨과 분데스리가에 좋을 것이다”라며 케인이 뮌헨에 합류하는 게 뮌헨과 분데스리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퍼스 웹’의 설명처럼 뮌헨 관계자들이 아예 대놓고 케인을 언급하고, 케인 영입을 원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이다. 하이너 회장 외에도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 뮌헨의 레전드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 뮌헨과 관련된 여러 인물들이 공개적인 곳에서 케인의 이름을 꺼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회네스 명예회장은 케인이 이적을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으며, 가족과의 대화가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뮌헨 측은 케인이 이번 여름 뮌헨에 합류하고 싶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하며 케인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뮌헨은 지난 주 다니엘 레비 회장을 만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이제 회네스 명예회장은 케인이 뮌헨 이적을 결정했고 남은 것은 이적뿐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회네스 명예회장은 “케인은 지금까지 열린 모든 회담에서 자신의 마음이 결정됐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케인을 영입할 것이다. 그럴 경우 토트넘은 케인을 양보해야 한다. 케인은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합류할 기회가 생겼다”라며 케인이 뮌헨 이적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회네스 명예회장은 “케인은 유럽 대항전에서 뛰고 싶어 한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우리(뮌헨)는 할 수 있다”라며 뮌헨이 케인의 유럽 대항전 출전 욕심을 채워줄 수 있는 클럽이라고도 했다.
독일 언론도 마찬가지다. 독일 매체들은 계속해서 케인의 뮌헨 이적설을 다루며 여러가지 내용이 담긴 보도들을 쏟아내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케인을 설득하기 위해 런던에 있는 집에서 케인을 만났다는 이야기나, 최근 케인의 부인이 뮌헨에 집을 알아봤다는 이야기들이 대표적이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뮌헨 측과 레비 회장의 또 다른 개인적인 만남은 당분간 계획되어 있지 않다. 협상 당사자들은 가능하면 며칠 내에 이 메가딜을 성사시키길 원하고 있다”라며 토트넘과 뮌헨 양 측 모두 케인에 대한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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