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범 오인해 중학생 체포…父 “아들 피범벅 만들어”

경찰 체포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A군.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의정부시에서 흉기 난동범 오인 신고로 운동을 하던 10대 중학생이 경찰 체포과정에서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의정부 경찰서와 피해 중학생 측 등에 따르면 전날(5일) 오후 10시쯤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인근 지구대와 형사 당직 등 전 직원을 동원해 해당 남성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인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뛰고 있던 중학생인 A군을 용의자로 특정해 붙잡았다. 하지만 A군은 흉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운동을 위해 하천가를 달리던 중이었다.

A군은 경찰 체포 과정에서 전신에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아버지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사복경찰 2명이 신분 공지도 없이 다짜고짜 ‘너 이리와’라며 아이를 붙잡으려고 했다”며 “아들은 칼부림 사건으로 어수선하던 터라 겁이 나서 반대방향으로 뛰다 계단에 걸려 넘어졌다. 아이는 영문도 모르고 어른 2명에게 강압적으로 제압당했다”고 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은 이러다 죽을까 싶어서 ‘살려 달라, 저는 그냥 중학생이다’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경찰은)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며 “연행되는 과정에서 아들 친구들이 제 친구라고 그런 아이 아니라고 했지만 수갑이 채워진 채로 경찰차로 지구대까지 연행되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울며 전화해 지구대로 뛰어가 보니 아들은 전신에 찰과상을 입었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며 “팀장이라는 분이 사과 한마디 없이 핑계만 댔다. 강제 진압 과정에서 자신의 팀원 1명이 다쳤다는 얘기부터 하는데 분통이 터져 죽을 뻔 했다”고 했다.

A군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피범벅이 된 아이를 수갑을 채운 채로 병원도 데려가지 않고 경찰서에 구금했다”고 반발했다.

의정부 경찰서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당시 경찰이 신분증을 꺼내려는 순간 A군이 갑자기 도망을 갔다”며 “신분을 밝힐 시간이 없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고 했다.

A군 측에 사과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후에 전화를 드려 사과를 했다”며 “오늘도 A군 부모님이 경찰서에 오셔서 이야기를 하다 가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