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복귀승 도전, 이번에는 ‘100마일 특급 유망주’가 반대편에… 힘과 기교 대격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뒤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진 류현진(36‧토론토)이 이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올 시즌 첫 승, 그리고 부상 복귀 후 첫 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번에도 상대 투수가 만만치 않다.
지난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홈경기에서 426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진 류현진은 첫 등판을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맞으며 4실점한 결과 자체는 표면적으로 좋지 않다. 하드히트 비율도 높았다. 하지만 복귀 후 첫 등판이었고, 건강하게 돌아왔음을 증명한 것 자체에 점수를 주는 시각도 많다.
실제 긴장이 되고 감각도 전혀 없었을 1~2회에는 3실점했지만 3회부터 5회까지는 류현진 특유의 피칭을 찾아가며 무실점으로 막고 오름세 속에 경기를 마쳤다. 경기 초반 시속 80마일대 후반에 머물렀던 포심패스트볼의 구속은 3회 이후 꾸준히 90마일(145㎞) 이상을 찍었다. 류현진도 경기 후 “구속이 조금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가면 갈수록 류현진 특유의 피칭이 보였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컷패스트볼(커터)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감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포심 몸쪽 승부와 낙차 큰 커브로 볼티모어 강타선을 잘 막아섰다. 감각을 완벽하게 찾으려면 아직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류현진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한 판이었다.
그런 류현진은 로테이션상 8일 오전 8시 10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릴 클리블랜드와 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6인 로테이션상 이날 들어가야 한다. 클리블랜드는 6일 현재 54승57패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미네소타와 경기차는 3.5경기로 아직 포스트시즌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토론토와 시리즈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선발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우완 개빈 윌리엄스(24)이다. 윌리엄스는 클리블랜드가 큰 기대 속에 지명하고 애지중지 키워온 특급 유망주다. 당장 베이스볼 아메리카, 그리고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2023년 클리블랜드 유망주 순위 1위 선수다.
고교 시절 연속 경기 노히터 게임을 하는 등 뛰어난 구위로 유명세를 탄 윌리엄스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의 30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계약하지 않고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대학에서도 대학 무대 최고의 투수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고, 특히 졸업반 때 대활약하며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의 1라운드(전체 23순위)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계약금만 225만 달러였다.
차분하게 단계를 거친 윌리엄스는 구단의 기대대로 2023년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올해 8경기에서 42⅔이닝을 던지며 1승3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232)과 이닝당출루허용수(WHIP‧1.34) 모두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제구 쪽에 다소간 흔들리는 모습이 있지만 구위 자체는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전 등판인 2일 휴스턴과 경기에서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윌리엄스의 장점은 역시 강력한 구위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올해 이미 시속 100마일(161㎞)을 찍었다. 평균 구속도 95.5마일(약 153.7㎞)에 이른다. 우타자 몸쪽으로 패스트볼 승부를 할 수 있고 높은 쪽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할 줄도 안다. 여기에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던진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사 비율이 높은 편인데 결정구로 활용할 만한 위력이 있다. 실제 올해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219, 커브는 0.192에 불과하다.
강력한 패스트볼과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그리고 패스트볼과 거의 20마일이 차이 나는 정통 커브의 조합을 갖춘 클래식한 선발 투수의 구종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제구가 관건이지만 구위가 좋아 장타 허용 비율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올 시즌 허용 타구 속도를 보면 메이저리그 상위 11% 수준이고, 하트히트나 배럴 타구도 잘 억제하고 있다. 힘이 있는 토론토 타선과도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
힘보다는 기교파 투수에 가까운 류현진과는 반대의 스타일이다. 류현진은 구속은 빠른 편이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 허용 개수가 1.99개에 불과한 특급 제구력을 자랑한다. 윌리엄스와는 반대 지점에 있는 투수라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이 만만치 않은 클리블랜드 타선을 잘 막아내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현진은 통산 클리블랜드전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84로 강했다.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는 두 번째 등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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