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묻지마 범죄? 사회에 분노하는 ‘이유있는 범죄’(종합)

신심범 기자 2023. 8. 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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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는 불특정 다수를 해치는 범행이 연일 전국을 공포에 빠뜨리면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행)는 범행동기가 개인에서 사회로 옮겨간 '이유 있는 범행'이며, 변화한 양상에 맞춘 새 치안책이 도출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남들도 나처럼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 자신의 분노를 불특정 다수(사회)를 향해 폭력적 방식으로 뱉어내는 등 범죄 표출 대상이 개인에서 사회로 옮겨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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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동기 개인에서 사회로 이동

- “높은 기준 충족 못한 분노·고립감
- 불특성다수 향한 폭력으로 노출
- 국가차원 연구·교화체계 개선을”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 다수를 해치는 범행이 연일 전국을 공포에 빠뜨리면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행)는 범행동기가 개인에서 사회로 옮겨간 ‘이유 있는 범행’이며, 변화한 양상에 맞춘 새 치안책이 도출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유형 범죄자의 재범률을 줄이기에는 현재 국내 교화 시스템이 가진 한계가 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경찰관들이 특별 순찰활동을 벌이는 모습. 김영훈 기자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 상당수는 내면의 분노에서 비롯된 ‘이유 있는 범행’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5명의 사상사를 낸 ‘신림역 흉기 난동’의 범인 조선이 대표적이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남들도 나처럼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 자신의 분노를 불특정 다수(사회)를 향해 폭력적 방식으로 뱉어내는 등 범죄 표출 대상이 개인에서 사회로 옮겨갔다는 지적이다. 건국대 이웅혁(경찰학과) 교수는 “사회적 기대 수준은 높아졌는데 성취 수단은 봉쇄돼 정신적 외로움, 사회로부터의 유리 등을 느낀 이가 불특정 다수를 해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사회 규범 및 제도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국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학계는 이 같은 범죄자의 공통 특성을 찾으려 한다. 광운대 범죄연구소 안상원 박사는 230건의 묻지마 범죄 1심 선고를 분석한 논문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고찰 및 성향 분석’(2021년)에서 이상동기 범죄자의 유형을 ▷화풀이 ▷이유 없음 ▷정신병의 3가지 유형으로 제시했다. 피고인 수는 ‘이유 없는 범죄자’가 127건(56.7%)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까지 수사기관이 발표한 이상동기 관련 통계는 2017년 대검찰청이 국정감사 때 제출한 비공식 통계가 사실상 유일하다. 당시 대검은 2012~2016년 묻지마 범죄로 분류돼 기소된 사건이 총 270건으로 상해가 142건(연평균 28.4건), 살인(미수 포함)이 63건(연평균 12.6건)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범죄 유형을 분류하는 것만으로는 예방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례를 통해 이상동기 범죄자의 유형을 파악해도 실제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구속하거나 동향을 주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화 체계 또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의대 박철현(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은 중간처우시설이 활성화해 가석방 등으로 보호감호 처분을 받으면 주거형·반주거형으로 운영되는 중간처우시설로 들어가 사회 안착 심리프로그램을 제공받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출소하면 곧바로 지역사회에 맡겨지는 구조”라며 “특히 묻지마 범죄는 살인·상해·폭행과 같은 강력범죄가 대부분이하는 점에서 중간처우시설의 필요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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