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간 대구 달성공원 터줏대감, 코끼리 ‘복동이’ 하늘나라로
48년간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며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은 코끼리 ‘복동이’가 50살의 나이로 숨졌
대구시 도시관리본부는 지난 4일 오후 6시쯤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수컷 아시아코끼리 복동이가 숨졌다고 6일 밝혔다. 1974년 인도에서 태어난 복동이는 두 살이 되던 1975년 9월 10일 한 기업이 대구시에 기증하면서 달성공원 식구가 됐다.
복동이는 몸무게만 5t가량, 몸길이는 5m에 달했다. 하루 40~100kg가량의 먹이를 소화할 만큼 건강하게 자랐다. 여름철 복동이가 축사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코로 받아 샤워기처럼 온몸에 뿌리며 더위를 쫓는 모습은 달성공원의 진풍경이었다.
복동이의 건강이 악화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고령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발톱에 염증이 생기는 발톱주위염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 안에서 사육할 경우 코끼리의 평균 수명은 40년 정도인데, 복동이는 50년을 살다 보니 각종 질환 위험이 높은 상태였다고 한다. 달성공원 관계자는 “복동이는 사람으로 치면 80~90살 정도로 볼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달성공원관리소는 코끼리 발 관리 및 치료 계획을 세운 뒤 서울대공원 코끼리 전담팀과 협조해 발 관리 시설을 설치했다. 경북대 부설동물병원 야생동물전공 교수, 전주동물원, 전북대 동물의료센터 등의 조언도 받아 치료를 했다.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냉난방 시설에 더해 송풍 겸 환풍기를 설치했고, 수박과 바나나 등 특별 사료를 제공하며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복동이의 건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됐고 결국 지난 4일 치료 중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이상규 대구시 도시관리본부장은 “사체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복동이는 노령으로 인해 심장 내부에 지방 덩어리가 과도하게 축적돼 혈액순환을 막아 숨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체 처리 등 사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복동이 사체를 소각 처리했다. 뼈를 보존하는 별도의 표본 작업은 하지 않았다. 복동이가 숨지면서 달성공원에서 사육 중인 코끼리는 복동이와 함께 지냈던 5살 연상의 암컷 아시아코끼리 ‘코순이’만 남게 됐다. 코순이 역시 55세가량의 고령이나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달성공원관리소 측은 파악하고 있다. 6일 기준 달성공원에는 포유류와 조류 등 75종 645마리의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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