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폄하·돈봉투·이재명 사법 리스크…민주 내부서도 “앞길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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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이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휘청대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윤관석 의원한테 돈봉투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검찰이 지난 4일 민주당 의원 10명의 실명을 공개한 탓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노인 폄하 논란으로 안 그래도 여론이 안 좋은데, 당이 '검찰 탄압' 주문까지 외우면 국민들이 뭐라고 보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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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이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휘청대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윤관석 의원한테 돈봉투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검찰이 지난 4일 민주당 의원 10명의 실명을 공개한 탓이다. 혁신을 하겠다며 만든 혁신위가 당의 발목을 잡고, 검찰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정황’을 흘리며 압박하는 상황은 당대표가 나서서 정리해야 마땅하지만, 이재명 대표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또다시 가시권에 들어온 총체적 난국인 탓에 당 안에선 “출구가 안 보인다”는 답답함과 당혹감이 감지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돈봉투 연루 명단’ 공개를 두고 6일 <한겨레>에 “당 윤리감찰단 조사는 아니더라도, 당 차원에서 거론된 의원들의 입장과 경위 파악은 해야 할 것 같다”며 “혁신의총 등에서 이런 문제는 즉각적으로 조사하겠다고 한 마당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냐’는 식으로 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근거 없이 많은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한 것은 상식적으로 잘 판단해 대응하겠다”며 검찰의 행태에 불만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것은 민주당은 내로남불과 온정주의로 국민과 멀어지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칼을 겨누면 ‘야당 탄압’ 방패를 꺼내들던 이전과 달리,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태도로 여론의 기류를 살피겠다는 것이다. 검찰이 어떤 카드를 들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사실무근’을 주장하다 되치기당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태도 변화엔, 김은경 위원장의 잦은 설화 등 혁신위 탓에 여론이 악화하고 당 혁신에 거는 당 안팎의 기대도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풀이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노인 폄하 논란으로 안 그래도 여론이 안 좋은데, 당이 ‘검찰 탄압’ 주문까지 외우면 국민들이 뭐라고 보겠냐”고 했다.
당초 9월초까지였던 ‘김은경 혁신위’의 활동 기한은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 탓에 사실상 이달 20일로 앞당겨졌다. 그럼에도 혁신위발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다. 혁신위가 20일까지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는 ‘혁신안’에 당내 의사결정 구조에서 대의원의 비중을 축소하는 등 친이재명계과 강성당원들의 요구가 대폭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권리당원이 늘어나) 표의 등가성이 과거보다 약화됐다면, 대의원 수를 늘리면 된다”며 ‘대의원제 축소’ 움직임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휴가’를 이유로, 검찰이 또다시 당을 흔들고, 자신이 만든 혁신위가 당의 위기 요인이 되는데도 침묵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오는 8일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공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을 경우 검찰이 곧바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 대표도 당도 옴짝달싹할 수 없는 사법 리스크에 또다시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당의 앞길이 안 보인다’는 불안을 이 대표가 아니면 누가 제거하겠냐”며 “근본적으로 도덕성 위기에 휩싸인 당을 이끌 지도자 자격이 있는지 답을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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