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41년 팀 역사 최초 '합작 노히터' 대기록! 윌커슨 6이닝 퍼펙트→윤동희 천금 대타 결승타, 극적 3연패 탈출 [부산 현장리뷰]

부산=양정웅 기자 2023. 8. 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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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애런 윌커슨이 6일 사직 SSG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애런 윌커슨이 6일 사직 SSG전에서 6회 초를 마친 후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34)이 한국 무대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타선이 한 점도 지원해주지 못하면서 선발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7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 내주지 않았다.

롯데는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3연패를 마감하고 SSG와 주말 3연전을 스윕당할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롯데 승리의 주역은 단연 윌커슨이었다. 한국 무대 3번째 등판에 나선 그는 이날 7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으며 단 하나의 볼넷만 내줬을 뿐 SSG 타선을 상대로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6회까지는 아예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이어 등판한 구승민(8회)과 김원중(9회)마저도 피안타를 기록하지 않으며 롯데는 창단 첫 '합작 노히터'를 만들어냈다. 9이닝 노히터로는 1986년 김정행의 개인 노히트 노런 이후 37년 만이다. 또한 KBO 리그에서 합작 노히터가 나온 건 역대 3번째이자 지난해 4월 2일 SSG(윌머 폰트-김택형)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8월 6일 SSG-롯데전 선발 라인업(최종 관중 8162명)
- SSG 랜더스: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주환(1루수)-최정(3루수)-박성한(유격수)-하재훈(좌익수)-한유섬(우익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 선발투수는 커크 맥카티.

-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중견수)-니코 구드럼(3루수)-정훈(1루수)-안치홍(2루수)-전준우(좌익수)-한동희(지명타자)-고승민(우익수)-손성빈(포수)-이학주(유격수). 선발투수는 애런 윌커슨.

SSG는 전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한유섬이 7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는 유격수 이학주가 지난달 13일 창원 NC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두 외국인의 '미친 투수전', 0의 행진 이어졌다
6일 SSG 선발 커크 맥카티의 투구 모습.
이날 경기는 두 외국인 투수 맥카티(SSG)와 윌커슨(롯데)의 좌우 맞대결로 시작됐다. 윌커슨은 1회를 삼진 2개로 마무리하는 등 타선이 한 바퀴 도는 동안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이에 맞서는 맥카티 역시 2회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6번 한동희를 병살로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롯데는 맥카티를 상대로 몇 차례 출루에 성공하며 문을 두들겼다. 4회 말에는 2사 후 정훈이 볼넷으로 나갔지만 안치홍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 5회에는 고승민이 2루수 앞 기습번트 안타로 나갔지만, 곧바로 투수 견제구에 걸리며 기회를 무산시켰다. 롯데는 좀처럼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지 못했다.

그나마 롯데는 사정이 나았다. SSG는 아예 윌커슨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도 못했다. 윌커슨은 시종일관 과감한 승부를 펼쳤고, 체인지업과 커터를 통해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SSG는 좀처럼 윌커슨의 공을 정타로 연결하지 못했고,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드는 동안 타선의 침묵이 이어졌다.

롯데 윌커슨이 6일 사직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답답한 롯데 타선, 끝내 윌커슨 선발승 만들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침묵이 길어지던 롯데는 7회 말 경기 최고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구드럼이 맥카티의 6구째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로 살아나간 것이다. 이날 첫 득점권 기회를 만든 롯데는 3번 박승욱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3루 상황을 세팅했다.

하지만 중심타선은 이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안치홍은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2루수 팝플라이로 아웃됐다. 5번 전준우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롯데는 그대로 기회를 날렸다.

그 사이 윌커슨은 7회 초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이어 번트와 중견수 플라이로 2사 3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담담한 피칭을 이어가며 최정을 삼진 처리, 끝내 7이닝 노히터를 이어갔다.

하지만 4일 휴식 후 등판인데다 이미 96개의 공을 던진 윌커슨에게 8회는 허락되지 않았다. 여기에 타선까지 터져주지 않으면서 롯데는 8회 초 수비에서 투수를 구승민으로 교체했다. 결국 윌커슨은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롯데 윌커슨(맨 오른쪽)이 6일 사직 SSG전에서 7회 수비를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필요했던 한 점, 2년 차 윤동희 손에서 나왔다
롯데 윤동희.
침묵하던 롯데는 결국 경기 막판에야 필요한 점수를 올렸다. 롯데는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이정훈이 우전 안타로 살아나가며 기회를 잡았다. 고승민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롯데는 벤치에 있던 2년 차 윤동희를 손성빈 타석에 대타로 투입했다.

SSG 2번째 투수 문승원과 침착하게 상대한 윤동희는 우익수 방향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한유섬이 잠시 주춤하더니 결국 타구를 잡지 못했고, 2루 주자인 대주자 안권수가 홈을 밟았다. 꼭 필요했던 한 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리드를 잡은 롯데는 전날 멀티이닝을 던졌던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고, 김원중은 SSG 타자들을 잘 처리하며 합작 노히터를 완성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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