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잼버리, 최악 고비 넘겼지만 첩첩산중

김성곤 2023. 8. 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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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현실판 생존게임으로 불리는 열악한 환경과 조직위원회의 부실 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대회 중단'이라는 위기를 넘어섰다.

잼버리 현장에서는 대회 초기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은 "세계잼버리대회가 악몽과 사고로 점철될 동안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면서 "후안무치의 진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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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싱가포르 퇴영 이후 무더기 이탈 없이 정상화 국면
尹대통령 긴급 지시 이후 민관 총력대응에 상황 호전
폭염과의 사투 속 6호 태풍 ‘카눈’ 여파에 폭우 우려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 및 부실운영 책임규명도 과제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4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참가자들이 덩굴터널에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다.
[이데일리 손의연 이영민 기자]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현실판 생존게임으로 불리는 열악한 환경과 조직위원회의 부실 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대회 중단’이라는 위기를 넘어섰다. 다만 성공적인 대회 마무리까지는 갈 길이 멀다. 올림픽·월드컵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주도할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도 뼈아프다.

새만금 잼버리는 지난 5일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미국·영국·싱가폴 등 주요국의 퇴영 결정에 대회 자체가 중단되거나 축소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비판 속에서 ‘나라 망신’이라는 혹평도 쏟아졌다. 다행스럽게 스카우트잼버리 세계 각국 대표단의 잔류 결정 속에 무더기 이탈 없이 가까스로 정상화 국면으로 돌아섰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지시 이후 정부는 총력대응에 나섰다. 한덕수 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현장에 상주하며 진두지휘에 나섰다.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던 온열진환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샤워·식사·화장실 등 환경개선을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종교계·지자체는 물론 재계도 잼버리의 성공을 위해 숙소·의료·물품 지원에 나섰다. 잼버리 현장에서는 대회 초기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직위는 잼버리 기간 최대 하이라이트인 ‘케이팝 콘서트’를 6일 오후에서 11일로 연기하며 안전 최우선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에 관한 문제는 조금도 방심해선 안된다”며 “쾌적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폭염과의 사투가 여전한 가운데 잼버리를 둘러싼 우려는 한둘이 아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께 경상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태풍과 폭우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이날 전북지역 스카우트가 영내에서 성범죄 발생을 이유로 조기 퇴소하는 파문이 일었다. 이밖에 코로나19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7월 29일부터 전날까지 야영장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92명(외국인 82명·내국인 1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4∼5일 이틀 동안에는 64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위기극복에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여야 정치권이 책임공방에만 몰두하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는 요인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와 송하진 전 전북지사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유치 후 6년 동안 투입된 예산 1000억원이 적절히 사용됐는지도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세계잼버리대회가 악몽과 사고로 점철될 동안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면서 “후안무치의 진수”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컨트롤타워 부재를 아쉬워하면서 행사 난맥상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외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의 대외적 위상에 큰 타격을 줬다”이라면서 “사전에 컨트롤타워를 보다 분명히 해 진행과정을 철저히 챙겼어야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앞둔 상황에서 이런 부분을 보다 신경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향후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같은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 지난 5년간의 의사결정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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