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중반들어 '변화' 맞은 새만금 잼버리…K팝으로 반전 노려
4만명 운집 예상 K팝 콘서트 11일 개최…"대회 성공적인 피날레"
'성범죄 사건' 복병 만나…"문화적차이" 해명에 여론 뭇매 맞기도
(부안=연합뉴스) 김진방 임채두 정경재 계승현 기자 = 대회 중반으로 접어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정부 기관, 각 시·도 광역자치단체, 대기업, 봉사단체 등 각계의 도움으로 변화를 맞고 있다.
극한 폭염과 시설 미비 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위기의 잼버리'를 살리려 정부와 기업, 지자체가 물량 공세에 나선 가운데최대 하이라이트 행사로 꼽히는 'K팝 콘서트'로 반전을 이룰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대회 안정화 초입에 터진 '영내 성범죄' 사건이 대회 운영과 결과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속속 도착하는 인력·설비 지원…"개선 평가"
이동식 화장실 50기, 냉방 버스 132대, 청소 인력 930명, 그늘막 69개 동 의료지원단 등등.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가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전국의 지자체와 민간 등이 새만금에 보탠 각종 장비 물품이다.
그 덕에 잼버리 영내 셔틀버스가 24대로 늘어 운행 간격이 당초 30분에서 10여분으로 단축됐으며 230대 수준이었던 쿨링버스도 300대 이상으로 확충됐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물놀이 시설 8개를 설치하고 생수는 1인당 하루 5병을 지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더위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대달라"고 당부하면서 청소 인력은 930명 늘어난 1천400명이 됐다.
식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아워홈은 현지 폭염 상황에 맞춰 식재료 품목을 조정해 대원들의 수분, 단백질 섭취에 집중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의 영역도 넓어졌다.
서울시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편의를 위해 이동식 화장실을 지원한 데 이어 다양한 문화 체험, 챌린지 등 체험 프로그램를 제공하기로 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오는 10일 열리는 '세종썸머페스티벌'에 대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썸머비치'를 즐기도록 배려한다.
대전시는 잼버리 참가자들이 4시간 코스로 지역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립중앙과학관·대전시민천문대 등 '과학 수도' 대전이 가진 자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천혜의 자연'을 지닌 강원도도 춘천 남이섬, 원주 간현 유원지 등 6개 지역과 연관된 프로그램을 선정해 잼버리 조직위에 제안했다.
대통령실은 "잼버리의 성공적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일부 국가의 스카우트가 새만금 잼버리에 대해 개선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전 세계 열광하는 K팝 콘서트…"성공적인 피날레 될 것"
전 세계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K팝 콘서트는 잼버리 조직위가 공들여 준비한 비장의 카드다.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는 'K팝 슈퍼 라이브'는 당초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과 장소를 변경했다.
6일 기자들과 만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의료 전문가들이 (대원들의) 온열질환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변경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주월드컵경기장은 4만2천석이고, 관중석 88%에 지붕이 설치돼 있다"며 "이동 시간은 대략 50분 정도이고 안전관리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고 부연했다.
당초 아이브(IVE),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 엔믹스(NMIXX) 등이 콘서트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출연진에도 일부 변경이 예상된다.
박 장관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BTS가 참여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K팝 공연으로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도록 의료, 소방 등 전북의 모든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거들었다.
K팝 콘서트 당일 경찰은 안전관리에 기동대 30개 중대(2천여명)를 배치하고 소방은 화재 위험 요소 등을 점검, 구조·구급 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제야 대회 반전 맞았는가 했는데…'성범죄 피해' 주장 나와 악재
초반 폭염과 시설 준비 소홀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잼버리가 정부의 대폭적 지원으로 안정화를 찾는듯 했으나 이번에는 영내 성범죄라는 악재가 터져 조직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날 잼버리에 참여한 전북 스카우트가 "영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고 폭로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6일 새만금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고 밝혔다.
"오전 5시에 (태국인 남성) 지도자가 우리 여자 대장을 따라 들어갔는데 현장에서 잡힌 후에 '샤워하러 들어왔다'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아직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았다"면서 기자회견후 입소한 청소년 80여명과 조기 퇴영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태국 지도자는 "더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가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경미한 사건이란 취지로 발언을 해 도마위에 올랐다.
최창행 세계스카우트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도 "(사건이) 종합상황실에 접수돼서 연맹에 사건을 확인하고 세이프 프롬 함(Safe from Harm)에 신고했다"며 "이 팀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벼운 조치, 경고를 취하고 종결했다"고 했다.
"문화적 차이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대답은 "나는 알지 못한다. 조사 주체는 세계스카우트연맹 세이프 프롬 함 팀"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필요하면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면서도 "저희에게는 경미한 것으로 얘기했다"고 거듭 강조해 언론의 눈총을 샀다.
조직위는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런 일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제히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외국에는 국적을 속이고 샤워하는 것을 훔쳐보는 문화가 있느냐', '이러니까 여가부가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온다', '망한 대회 살려보려고 성범죄까지 덮느냐'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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