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억~ 잘먹었습니다” 개미들의 공든 2차전지탑, 외국인 배불렸다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에 이달 초에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란 악재가 발생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자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4거래일을 제외하고 코스피에서 매도세를 이어가며 총 3조1380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9301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이 기간 매도세가 집중된 셈이다. 특히 외국인은 25일 하루에만 1조2966억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도 3거래일을 제외하면 매도세를 이어가며 총 3조7269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은 6조7328억원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다 받아냈다.
외국인은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등을 순매도한 뒤 다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에코프로비엠(1조1041억원)과 에코프로(6298억원)였다. 포스코퓨처엠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돋 각각 1621억원, 1241억원 사들여 순매수 상위 5,6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 역시 포스코홀딩스(6917억원)였다. 기관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에도 2차전지 관련주가 절반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기관은 현대차, 기아, LG전자 등 올해 들어 주가 오른 종목들을 판매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했던 2차전지, 반도체 등 고평가 업종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확대됐다”며 “이들 업종에 쏠려있던 수급은 저평가 업종으로 분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과 기관의 증시 자금 이탈이 이달 초 미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신용등급평가사 피치는 미 정부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낮췄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여기에 더해 한국 증시 과열, 7월 수출지표 부진, 하반기 실적 악화 등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지면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위험 선호 심리 후퇴와 수급 압박을 초래했다”며 “7월 중반 이후 아시아 증시가 선진국 대비 상대적 강세를 기록 중이던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 신용등급 하락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만큼 오히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 와중에도 사들이고 있는 저평가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현상이 사그라들 경우 그동안 저평가됐던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SK바이오팜 등 바이오주는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이 지난달 17일부터 이번달 3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2802억원)였다. 카카오도 337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2위 종목은 카카오(1915억원)가 차지했다. 외국인은 네이버도 787억원 가량 사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SK바이오팜 등 바이오주도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으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패닉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그동안 2차전지 대비 소외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인터넷, 바이도 등 성장주 집입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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