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 4.5% 금리 상품 내놓고도 '은행에 고객 뺏길라' 전전긍긍

곽주현 2023. 8. 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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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 다시 연 4%대 적금 상품이 등장하는 등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밖에 애큐온저축은행이 연 4.45%, OK·더블·청주저축은행이 연 4.41%의 예금 상품을 내놓는 등 저축은행 수십 곳이 연 4%대 초중반 금리의 예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6%대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초 3%대까지 떨어졌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은행으로 예·적금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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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4%대 예·적금 상품 재등장에
저축은행 금리 4% 중반 상품으로 맞불
실적 악화·연체율 상승, 공격적 영업 난망
지난달 9일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에 다시 연 4%대 적금 상품이 등장하는 등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은행권으로 돌아가려는 수신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훨씬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데,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수신 경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만기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4%를 기록했다. 한 달 전만 해도 3.97%였던 평균 금리가 다시 4% 선을 넘긴 것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번 달 초 사이 일부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조금씩 높인 영향이 컸다. 이날 기준 가장 높은 예금 금리는 연 4.5%로, HB·JT친애·대백·유니온·참저축은행이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애큐온저축은행이 연 4.45%, OK·더블·청주저축은행이 연 4.41%의 예금 상품을 내놓는 등 저축은행 수십 곳이 연 4%대 초중반 금리의 예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6%대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초 3%대까지 떨어졌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은행으로 예·적금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약 833조 원으로 전달 대비 10조 7,070억 원이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도 1조 원 이상 불었다. 2%대 후반에 머물던 은행 예금 금리가 최근 들어 3%대 후반에서 4% 초반까지 상승한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SC제일은행과 SH수협은행, BNK부산은행에서는 연 4%를 웃도는 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줄어들던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6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저축은행 업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로 끌어들인 수신 고객들의 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은행권으로 다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금 이탈을 막으려면 금리 경쟁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문제는 연초와 달리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 금리차가 크지 않다는 데 있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여건도 아니다.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년 만에 5%대까지 뛰어올랐고, 총 523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대출 부실과 함께 지난해 고금리 상품 판매 확대가 꼽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업계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기준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예상하에 조달비용을 고려하면 예금 금리를 무작정 올릴 수는 없다"라며 "하반기에는 비교적 보수적인 영업으로 기존 고객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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