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나와, 한번 붙자”...호날두의 재도전? 로봇 얘기입니다
◆ 2023 한미과학자대회 ◆
세계적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 미국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공학과 교수는 3일(현지시간) 2023 한미과학자대회(UKC)에서 “휴머노이드 기술력이 무르익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휴머노이드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실제 문제에 대한 실제 솔루션’를 주제로 열린 키노트 심포지엄에서 “조만간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휴머노이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말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르테미스’가 그 예시다. 아르테미스는 초속 2m 속도로 걸을 수 있다. 인간이 걷는 평균 속도인 초당 1.4m를 넘어서는 속도다. 홍 교수는 “휴머노이드 중 가장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아르테미스는 ‘향상된 이동성과 안정성을 위한 고급 로봇 기술(Advanced Robotic Technology for Enhanced Mobility and Improved Stability)’의 앞 글자를 따 이름 지었다. 홍 교수는 “아르테미스는 뒤집고 구르고 달릴 수 있다”며 “온갖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관절을 걷어차도 안정적으로 걸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건설현장이나 물류, 제조 등 관련 시장 수요 증가로 지난해 기준 약 16억 달러(약 2조 864억 원) 규모의 휴머노이드 시장이 2028년에는 약 286억 달러(약 37조 2944억 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테미스는 ‘메시를 능가하는 로봇(A Robot That Exceed Messi In Soccer)’라는 별칭도 있다. 로봇들의 축구시합인 로보컵 출전도 내년 예정돼 있다. 홍 교수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보다 더 축구를 잘하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겠다는 뜻을 담았다”며 “개발 과정에서 완전히 사람 같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기반 기술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배리 배리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중력파로 우리의 우주를 이해한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중력파는 블랙홀이 다른 블랙홀이나 중성자별과 충돌할 때 혹은 중성자별 2개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중력에너지를 뜻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05년 중력의 작용을 고려해 4차원 시공간을 기술할 수 있는 이론인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한 해 뒤인 1906년엔 중력파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논문을 발표했다. 중력파는 상대성이론으로 중력의 작용을 설명할 때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류가 처음으로 중력파를 관측한 것은 2015년이지만, 이제 중력파 관측은 일상이 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천체물리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류가 관측한 중력파는 누적 약 100건에 이른다. 블랙홀 충돌이 아닌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할 때 나오는 중력파를 검출하거나 등 다양한 파원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도 관측했다.
배리시 교수는 “우주 중력파 관측이 가능해지며 새로운 천문학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우주 중력파가 전달하는 정보를 감지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그간 볼 수 없었던 우주의 경이로움을 처음으로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리시 교수 설명처럼 중력파 관측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과학자들은 어두워 보이지 않는 우주에서 은하가 어떻게 분포하는지, 우주에서 죽은 별의 숫자가 몇 개 인지 등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력파 관측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추진하는 ‘아인슈타인 텔레스코프(ET)’와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코스믹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리시 교수는 “중력파 관측기기들의 성능을 높이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두 입증됐다”며 “기술적인 구현만 남은 단계로 중력파 관측이 더욱 더 섬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UKC에서는 미래 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토퍼 몬로 아이온큐 공동창업자, 이재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알렉산더 켐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물리학과 교수 등 양자컴퓨터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는 양자 물리학의 특징인 얽힘, 불확실성 등을 이용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계산하고 순간이동 같은 통신을 실현하는 등의 현재는 컴퓨팅 기술론 불가한 것들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지구 밖 우주 쓰레기도 주요 토픽으로 다뤄졌다. 2023 UKC 내 ‘최종현학술원 포럼’에서는 우주 쓰레기 처리 미래 기술들이 대거 소개됐다. 가장 개발이 활발한 기술은 포획 형태다. 우주 쓰레기를 로봇팔 등을 이용해 포획한 뒤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에 타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은 관련 기술 개발을 마치고 2025년 우주쓰레기 위성을 발사해 목표한 우주쓰레기를 제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매우 빠르게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의 속도에 맞춰 접근해 포획을 하고 지구 대기권으로 밀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물이나 작살 등을 활용한 포획 방법도 개발 중이다. 방 교수는 “다만 그물이나 작살을 활용한 방법은 한번 던졌을 때 목표물을 제대로 포획하지 못하면 재시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우주쓰레기를 만드는 주 원인은 위성이다. 연료가 떨어진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며 우주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예 위성에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도 제시된다. 미국 우주개발스타트업 ‘오비트 팹’은 위성에 연료를 주입하는 이른바 우주 주유소 사업을 준비 중이다. 오비트팹은 2021년 첫 시험체를 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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