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범죄 부실대응 의혹까지, 잼버리 이어갈 역량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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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준비 부족 및 운영 미숙으로 논란을 빚은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조기 중단 없이 오는 12일까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영국·싱가포르 참가자들이 열악한 시설 등을 이유로 퇴소한 데 이어 국내 참가자 80명이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성범죄 부실 대응에 항의해 조기 퇴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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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악몽]
정부가 준비 부족 및 운영 미숙으로 논란을 빚은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조기 중단 없이 오는 12일까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영국·싱가포르 참가자들이 열악한 시설 등을 이유로 퇴소한 데 이어 국내 참가자 80명이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성범죄 부실 대응에 항의해 조기 퇴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대회 강행 명분만 앞세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6일 전북지역 스카우트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일 새벽 여성 샤워실에 타이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는데도 조직위는 ‘경고 조처’로 끝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며칠 동안 가해자 분리 조처도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조직위의 미온적 대처를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했고,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문화적 차이”라고 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 남성이 실수로 여성 샤워장을 사용한 사실”로 규정하며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문제가 종결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사 기간 동안 피해자 보호 조처도 하지 않고, 당사자들의 강력한 반발이 있는데도 성범죄 의혹을 ‘경미한 사안’으로 치부한 것은 매우 경솔하고 부적절하다.
폭염과 취약한 위생 상황에 따른 환자 발생도 이어지고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전날 잼버리 병원을 찾은 이는 987명으로, 피부병변과 벌레물림, 온열손상, 일광화상 등의 환자가 67%에 이른다. 애초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케이팝 공연은 안전사고와 온열질환자 폭증 우려 탓에 폐영식이 개최되는 11일로 변경됐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저희가 준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두배, 세배 재정적 지원과 노력과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정부는 폭염 대응을 위해 냉방버스 추가 투입과 물놀이 시설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놨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편의시설 보강, 의료인력 확충, 대체 프로그램 등을 강조하며 ‘대회 중단’ 요구를 일축하고 있지만,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대회 마지막날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참가자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성범죄 의혹에 대한 부실 대응 논란은 신뢰의 위기까지 불러왔다. 정부는 대회 강행 의지만 밝힐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거듭 숙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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