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이권 카르텔에 나라 망할지도" 원희룡, 오늘도 카르텔 정조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양주회천 A15 아파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입주예정자들에게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확인한 이권 카르텔 세력의 끈끈함과 질긴 생명력에 정말 놀랐다. 이대로 방치하면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 이권 카르텔을 제거하고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오후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양주시 양주회천(A15)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을 찾은 원 장관은 "보강공사가 완료된 뒤에도 입주민이 원한다면 직접 고른 안전진단 업체에 검증을 받게하겠다"며 "안전문제이기 때문에 적당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중 국토부가 '철근 누락' 아파트로 확인한 곳으로, 154개 기둥에서 철근이 모두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률 93% 단지라 다음 달 준공 예정이었으나, 보강 작업으로 인해 석 달 뒤인 연말로 미뤄졌다. 입주는 예정대로 내년 2월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예정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입주 전까지 신속하게 보강공사를 해줄 것과 입주민이 원하는 정보를 공개해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원 장관은 "시공사나 LH가 (보강공법을 정해서) 하는게 아니라 국제 공인된 기준에 의해서 한다"며 "투명하게 입주예정자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 입주예정자들이 지정하는 구조기술이나 안전진단 업체를 지정해주면 비용을 다 대서 눈높이에서 시각을 가지고 점검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역시 "시공사나 LH를 못믿겠다 할 수 있기에 입주자연합회 합의 후 특정한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하면 그 업체가 입주민을 대표해서 점검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또 (보강)시공을 하겠다"며 "입주자가 100% 만족할 때까지 무한책임을 가지고 안전에 대한 문제는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도 '건설 이권 카르텔'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밖에서는 글로벌 건설강국이라고 찬사를 받는데, 국내에서는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으면서 "퇴직자들이 임원으로 재취업하고, 그 업체들이 나눠먹기로 공사를 따내고 감리를 맡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러니 건설이든 감독이든 제대로 될 리가 없고,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장에서 철근이 빠진 것은 한 단면에 불과하고, '전관 카르텔'과 불법하도급 업체들이 최상위 포식자로 또아리를 틀고 앉아 국민의 안전을 돈과 맞바꾸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번에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