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노 데뷔전은 'OK'... 블로킹만 14개-차지환은 16점 폭격, KB에 셧아웃 승리[구미 현장리뷰]

구미=안호근 기자 2023. 8. 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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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구미=안호근 기자]
OK금융그룹 차지환(왼쪽)이 6일 컵대회 KB손해보험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선수들에게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는 오기노 감독. /사진=KOVO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안산 OK금융그룹이 확 달라졌다. 지난 시즌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던 OK금융그룹이 새 감독과 함께 화려한 비상을 기대케 하는 희망찬 출발을 알렸다.

오기노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6일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의정부 KB손해보험을 세트 점수 3-0(25-17, 25-22, 25-11)으로 셧아웃시켰다.

오기노 감독 영입 후 2개월 간 훈련을 펼친 OK금융그룹은 순도 높은 공격을 펼치며 지난 시즌 3승 3패로 백중세였던 KB손해보험을 압도했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오른쪽). /사진=KOVO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오기노 감독. /사진=KOVO
KB 후인정 "포인트는 한국민" VS OK 오기노 "차지환
비시즌 KB손해보험은 자유계약선수(FA) 나경복을 영입했다. 또 나란히 우리카드와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KB손해보험은 한성정을 내주고 황승빈을, OK금융그룹은 송명근을 내주고 송희채를 데려오며 전력 변화를 꾀했다.

KB손해보험은 아웃사이드 히터 배상진과 황경민, 아포짓 스파이커 손준영과 한국민, 미들블로커 우상조와 세터 신승훈으로 경기를 열었다. 리베로로는 정민수와 백광현이 나섰다. 나경복은 이적 후 군 입대, 세터 황승빈은 대표팀 차출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세터 곽명우를 중심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이진성과 차지환, 아포짓 스파이커 전병선, 미들블로커 박원빈과 전진선으로 맞섰다.

경기 전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선수들 숫자가 많지 않다"며 "이번 KOVO컵의 포인트는 한국민이다. 사이드에서 가운데로 포지션을 이동했는데 리그에 들어가서도 할지 안할지 시험대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은 해봐서 문제 될 게 없는데 사이드에선 조금 더 적응이 필요하지만 연습 경기 때하는 걸 봐서는 생각보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며 "세터 신승훈과 박현빈은 연습 때는 잘하는데 본 경기 때 얼마나 보여줄지를 이번 KOVO컵에서 증명해야 한다. 실수가 나와도 괜찮으니까 들어가서 본인들이 생각한 플레이를 다 하라고 했다. 실수가 나와야만 깨닫고 안 좋은 것을 알아야만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OK금융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두 달 동안 훈련했고 모든 스케일 부분에서 강화했다. 특히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이라며 "개인이 아닌 팀 전체 레벨업을 해왔다. 아직 거친 면이 있지만 얼마나 끈질긴 팀이 될 수 있을지 오늘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기대되는 선수를 묻자 "물론 모든 선수들에게 기대한다.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면서도 "차지환과 미들블로커 3명의 블로킹 움직임이나 그런 걸 많이 훈련했다"고 전했다.

득점 후 기뻐하는 차지환(왼쪽). /사진=KOVO
오기노 감독(앞)이 팀 득점에 두 팔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KOVO
'블로킹 6개는 덤' 오기노의 남자 차지환 16점 맹폭, '단단해진 블로킹 벽' OK 배구 읽힌다
오기노 감독이 경기 전 콕 집은 차지환은 1세트부터 날아올랐다. 블로킹으로만 3점을 내는 등 홀로 8득점했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100%, 효율도 100%였다.

2세트는 접전이었다. 세트 중후반까지 15-18로 오히려 밀리고 있었으나 상대 서브 범실과 진상헌의 블로킹, 전병선의 오픈 공격과 상대 범실로 19-19로 균형을 맞췄다.

결정적인 순간 차지환이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역전을 선사했고 기세를 끌어올린 OK금융그룹은 상대의 연이은 범실 속 2세트까지 가져왔다.

3세트는 초반부터 흐름이 갈렸다. 4-3 리드 상황에서 전병선의 백어택과 박원빈의 블로킹, KB의 연이은 범실과 이진성의 오픈 성공으로
순식간에 9-4로 달아났다. 후인정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는 반전 없이 그대로 끝이 났다.

차지환이 가장 빛났다. 블로킹을 6개나 잡아내며 양 팀 최다인 16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58.82%, 리시브 효율도 50에 달했다.

OK금융그룹 선수들이 득점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KB손해보험 한국민은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2득점, 후위 공격 7득점으로 트리플 크라운에 블로킹 하나가 모자란 15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우상조가 5점으로 팀 내 2번째 최다득점일 만큼 팀이 공격 난조를 겪었다.

오기노 감독은 블로킹에 대해 선수들에게 많은 강조를 했다고 전했다. 경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OK는 블로킹에서 14-9, 유효 블로킹도 15-6으로 압도했다.

달라진 배구로 상대 범실을 26개나 이끌어냈다. OK의 범실은 15개로 절반 수준이었다. 팀 전체 공격 성공률도 54.84%로 매우 순도가 높았다. 전병선이 13점, 이진성이 8점으로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오기노 OK금융그룹 감독은 "기쁘다 2개월 간 준비한 걸 잘해줬다. 그것들을 잘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고 잘 해냈다. 공식전 1승 올렸는데 선수들과 스태프,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블로킹이 생각대로 잘 됐고 상대 세터 토스가 조금 높아 잘 맞아들어갔다. 아직도 좀 수정할 게 있지만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들 몸 상태 끌어올리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내 책임"이라면서도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집중력을 갖고 했으면 했는데 모든 선수들이 컨디션이 안 좋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럴때일수록 코트에서 리더가 나와 끌고가야 했는데 그게 안돼 경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오기노 감독(위 가운데). /사진=KOVO
OK금융그룹 선수들(오른쪽)이 KB손해보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고 있다. /사진=KOVO

구미=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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