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증시'에 제격…ELS로 안정성·수익 '두 토끼' 노린다
주요국 주가지수 반등에 ELS 인기
7월 국내 ELS 발행액 2.2조
전년 동기 대비 96% 급증
일정수준 이상 안떨어지면
원금보장 + 수익까지 지급
횡보장에서 안정적 투자 가능
"홍콩H지수ELS는 매수 타이밍"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소리소문없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주가지수가 오르면서 이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중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최근 급락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저점 매수 타이밍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여전한 만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작년보다 발행액 두 배 늘어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ELS는 총 2조2626억원어치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535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달에 비해선 13.5% 줄었지만, 추세적으로 발행이 늘고 있는 신호가 감지된다. 전년 동월 대비 ELS 발행 금액은 2021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18개월 연속 마이너스였지만 올 들어 △5월 7.4% △6월 35.4% △7월 96.2% 등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ELS는 상품 발행 시점부터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 손실(녹인)’ 지점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으면 약속한 수익을 주는 구조로 설계된다. 만기는 보통 3년이다. 녹인 지점은 대개 상품 설정일 당시 기초자산의 50~65% 선으로 정해진다. 기초자산이 녹인 가격 아래로 떨어진 적이 있으면 만기 때는 녹인 지점보다 70~80% 이상으로 가격이 올라와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 기초자산으로는 S&P500지수 등 주요국 주가지수가 많다. 연 환산 수익률은 6~8% 선인데 ‘중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많이 찾는다.
최근 ELS 발행량이 늘어난 건 세계 증시가 반등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ELS 중 금액 기준 가장 많이 발행된 것은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인데, S&P500지수는 올 들어서만 17% 넘게 올랐다. 미국 경기가 ‘소프트랜딩’(연착륙)을 넘어 ‘노랜딩’(착륙 없음)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ELS의 기초자산 중 두 번째로 많은 유로스톡스50지수도 지난해 저점 대비 30%가량 올랐다. 1991년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이후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닛케이225지수 ELS도 올 들어 인기가 높아졌다.
지수 ELS 투자 손실 가능성 작아
코스피200지수와 홍콩H지수도 지난달 발행된 ELS의 기초자산 중 각각 4, 5위권에 올랐다. 코스피200지수는 2021년 고점부터 작년 저점까지 30% 넘게 하락했지만, 올 들어 지수가 반등하자 매수세가 붙었다. 홍콩H지수는 최근 만기 도래하는 일부 상품에선 손실이 나고 있지만, 증권사 영업현장에선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 저가 매수하듯 ELS도 저점에서 투자하면 손실 가능성을 낮출 수 있어서다. 특히 ELS의 경우 손실이 나려면 저점에서 다시 50~65% 하락해야 녹인 구간에 들어가는데, 홍콩H지수가 현시점에서 추가로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 지점장은 “ELS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지수가 하락했을 때 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와 달리 지수 ELS는 투자 손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상환된 것은 S&P500,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 등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인데, 투자 손실 가능성이 작다. 최근 1년간 4132개 종목이 상환됐는데 손실 종목은 1개에 그쳤다.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S&P500지수를 함께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두 번째로 많은 2464개 종목이 상환됐는데, 손실이 난 상품은 없었다. 청약이 진행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ELS)33857e’는 투자설명서에서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이 상품이 손실 상환될 확률은 3.01%”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투자하나
ELS는 주식 투자처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이날 기준 10개 안팎의 상품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 MTS나 홈페이지 등에서 투자설명서를 살펴본 뒤 청약할 수 있다. 지수 ELS의 모집 한도는 대개 100억원이고, 최소 청약금액은 100만원이 일반적이지만 10만원인 상품도 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시장분석 본부장은 “홍콩H지수처럼 변동성이 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경우엔 통상 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며 “세계 각국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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