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병준 전경련 상근고문 추대… 재계 "보신인사"

박은희 2023. 8.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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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병준(69·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상근 고문으로 남기로 했다.

재계는 "상근 고문으로서 회장 직무대행에 준하는 대우를 받겠다는 의도"라며 "전경련의 혁신과 동떨어진 보신인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김 직무대행의 상근 고문 선임 안건과 차기 회장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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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회장대행' 끝내고
대외역할 주력할 고문직
"혁신과는 동떨어진 인사"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병준(69·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상근 고문으로 남기로 했다. 재계는 "상근 고문으로서 회장 직무대행에 준하는 대우를 받겠다는 의도"라며 "전경련의 혁신과 동떨어진 보신인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온 김 직무대행은 최근 전경련에 임기가 끝나도 고문 역할을 하며 남겠다는 뜻을 전했고, 전경련 사무국과 논의 끝에 상근 고문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 차기 회장이 나타나더라도 고문이든 자문이든 전경련에 남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신임 회장 후보로 유력한 류진(65) 풍산그룹 회장이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외교통상부 고위관료 출신인 지인을 영입하기로 한 데 이어 김 회장대행이 상근고문까지 맡기로 하자 전경련 사무국과 회원사인 재계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전경련 내규에 따르면 상근 고문에게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내 사무실과 개인비서, 차량과 운전기사, 차량유지비를 제공하며 재직 중 급여의 80%를 준다. 김 직무대행의 경우 연봉 기준으로 10억원 안팎의 월급과 한도 없는 업무추진비(신용카드 등)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근 고문은 퇴직 시 재임 기간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임원에게 주는 특별가산금(퇴직금의 50% 한도 내)까지 받을 수 있다.

김 직무대행과 달리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5대 경제단체장은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 급여를 받기 때문에 별도 보수가 없다.

지난 2017년 미르·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대기업 모금을 주도해 전경련을 해체 위기로 몰고간 이승철 전 상근부회장이 20억원에 이르는 퇴직금을 받고도 상근 고문 자리와 격려금까지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전경련은 과거 상근 부회장 출신에게 상근 고문의 예우를 해준 전례가 한 차례 있었다. 2013년 물러난 LG그룹 출신 정병철 전 부회장의 경우 2013년부터 2년간 상근 고문을 지냈다.

김 직무대행이 전경련의 상근 고문을 맡는 명분은 전경련 혁신을 지켜보면서 추진 사업들을 돕고 싶다는 이유지만, 사실상 대외 역할을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외부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겠다는 모양새"라며 "정경유착을 끊는다고 해놓고 진짜 정경유착을 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정경유착의 연결고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병준 대행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2018~2019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 몸담았으며 윤 후보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 3월부터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6개월간 전경련의 환골탈태를 이끌며 차기 회장이 될 기업인에게 전경련 운영을 넘기겠다고 밝혀왔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김 직무대행의 상근 고문 선임 안건과 차기 회장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1961년 출범 당시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복귀시키는 안건도 처리한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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