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석교체···反카르텔도 드라이브
쉬는 중에도 대외 일정 이어가며
잼버리 등 찾아 철저한 대책 지시
18일 캠프데이비드 '빅이벤트'에
총선 앞두고 수석 교체 가능성 커
부실 공사·흉기 테러 등 현안 부상
하반기 최대 국정동력으로 삼을 듯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여름휴가를 끝내고 이번 주 복귀할 예정이라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어떻게 가다듬고 정치 행보에 나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국정과제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밀린 조직 개편과 함께 하반기 주력 국정과제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고 국정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18일 미국에서의 한미일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굵직한 국제 행사를 소화하며 외교 역량 강화를 통한 리더십 회복을 앞세워 국정 장악에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예정대로 (8일까지) 휴가를 보낼 것”이라며 “다만 휴가 중에도 필요한 업무는 직접 챙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휴가를 취소하는 형태의 ‘조기 복귀’는 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현안은 실시간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휴가 첫날인 2일 새만금 2차전지 투자 협약식에 참석하고 4일에는 거제시 고현시장을 찾는 등 휴가 중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대외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놓을 ‘정국 구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내놓는 메시지가 국정 운영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저도의 청남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직후 특별 담화문을 통해 ‘금융실명제’를 발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소선거구제 폐지를 위해 한나라당과 연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정치권을 흔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휴가 직후 크고 작은 인사개편안을 발표해 ‘휴가 후 인사의 법칙’이라는 말이 생겼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해 여름휴가 직후 대통령실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각 부처 차관 및 대통령실 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했으니 이제 장관급 개각 및 대통령실 수석을 교체할 때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석들이 임명된 지 1년이 넘었고 총선도 다가오고 있다”며 “수석급 참모들의 교체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일부 부처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최종 결단을 내리기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국회 일정과 총선 등을 겨냥해 분명한 개혁 과제 달성 목표와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월 정기국회가 개회하면 핵심 입법 과제에 국정 동력을 집중해야 하고 그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빠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3대 개혁 과제보다 부실 공사 대책, 흉기 난동 범죄 대응 등 민생 밀착형 정책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상반기 내내 이어온 ‘보편 가치 연대’ 전략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휴가를 마치고 10일 만에 한미일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9월 초로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1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모두 통상 대통령이 직접 챙겨온 행사여서 윤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정상회의 직전 제78주년 광복절이 있어 이를 계기로 휴가 기간 구상한 대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휴가 기간 내내 긴급한 현안이 터지면서 윤 대통령이 사실상 계속 유선전화로 지시를 내리는 등 ‘휴가 같지 않은 휴가’를 보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4일 폭염 대응 2단계가 발표되자 ‘전 정부 총력 대응’을 주문하는가 하면 잼버리 대회 현장에 냉동·냉장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6일에는 잼버리 대회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뒤 위생 관리와 식중독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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