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대 3…차세대반도체 전쟁 넋놓은 韓
韓, 후발주자 인도에도 밀려 … "산업 도태될 우려"
질화갈륨(GaN)과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반도체' 재료를 놓고 세계 각국의 확보 경쟁이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기관의 올해 1분기 GaN 반도체 관련 특허 등록 건수가 중국의 60분의 1, 일본의 13분의 1 수준에 그쳐 미래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세계 각국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안보' 영역으로 인식해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규모의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이 미온적인 대응에 그칠 경우 향후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GaN 반도체는 전력 효율이 높고 속도 또한 빨라 차세대 반도체의 가장 대표적인 주자로 꼽힌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속도가 100배 빠르고 에너지 소모는 40% 적으며 전력밀도도 3배에 달한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GaN 반도체는 전기차, 통신, 드론,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6일 매일경제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노메이드의 세계 각국 GaN 반도체 기술 관련 특허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한국 기업·기관의 특허 등록 건수는 단 3건에 그쳤다. 전체 등록 건수 320건 가운데 한국 기업·기관의 몫은 0.9%에 불과한 셈이다. GaN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막대한 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은 전체 특허 등록 건수의 절반이 넘는 182건에 이름을 올렸다. 뒤를 이어 미국(42건) 일본(39건) 유럽(29건) 대만(18건) 등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놓고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GaN 반도체 기술 관련 특허 등록 건수는 후발주자로 꼽히는 인도(4건)에도 밀린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는 GaN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24억7000만달러(약 3조2000억원)에서 2030년 296억달러(약 38조5000억원)까지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간 10년 뒤 'K반도체' 미래가 염려된다고 지적한다. 양영구 성균관대 정보통신대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 제조기술에서 기술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최승진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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