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베트남 찍고 인도…K금융 해외로
하나, 인도 최대은행과 손잡아
우리, 미국 부동산 투자 서비스
보험사, 베트남 등 동남아 공략
글로벌 대체투자도 적극 나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소위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의식해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 개척도 그 일환이다. 당국도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어 앞으로 K금융의 해외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상무부에서 'KB프라삭은행'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상업은행 'KB캄보디아은행'을 합병하는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받고 당국 승인을 기다려왔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지난해 말 기준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이익 규모 2위, 자산 규모 4위 업체다.
KB프라삭은행이 공식 출범하면 기존 소매금융 위주였던 영업 범위를 기업금융과 법인고객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조남훈 KB금융 전무는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고 캄보디아 전역으로 영업력을 확장하는 한편, QR 결제 시장 공략과 소상공인 대출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전 세계 25개국에 진출한 인도 최대 은행과 손잡았다. 이 회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해외 금융 시장 공동 투자, 양사 진출 해외 영업점 상호 지원·손님 우대, IB·무역금융 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한국계 스타트업과 미국 부동산 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부동산 투자 플랫폼 기업 빌드블록은 우리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통해 지원하는 업체다. 우리은행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 빌드블록과 연결해주거나 부동산 취득 대금 송금, 신고 수리 등 복잡한 외국환 업무도 지원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베트남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총 10개 해외법인에서 13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전년 대비 40% 급증한 수치다.
보험업계도 글로벌 영토 확장에 적극적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인 반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지난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1억달러를 넘었다.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는 총 11곳(생명보험 4곳, 손해보험 7곳)으로, 이들은 지난해 1억2250만달러(약 157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베트남 9위 손보사인 BSH손해보험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손보사 인수만 벌써 세 번째다. KB손해보험은 계열사들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집중하고 있다. 2009년 처음 진출할 당시 16억원에 불과했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2410억원으로 100배 넘게 늘었다.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그룹의 금융 자회사 리포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
삼성생명은 글로벌 대체투자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핵심 성장동력을 자산 운용 육성에 맞춰 2025년까지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 비중을 전체 투자의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 차원에서 대체 투자 분야 운용 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9300억원 규모 펀드 투자 약정을 맺었고, 지난 4월에는 프랑스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 지분을 20% 취득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의 해외 자회사 출자 제한과 자금 지원 규제를 대거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힘입어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분야가 다양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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