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창업자 "우리가 급소 쥐어 … 中, 반도체 경쟁 美에 질 것"

모리스 창, NYT인터뷰
"美의 대중 반도체 규제 지지
대만 침공 가능성 매우 낮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 전 회장(92·사진)이 미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중국이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창 전 회장(사진)은 "우리는 중국의 모든 급소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미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동맹 '칩4'와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국인 네덜란드의 협력을 언급하며 "우리가 급소를 쥐면 중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제안보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창 전 회장은 자신이 미국 국적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중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차단한 미국의 정책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부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의 사업 기회를 잃거나, 중국이 반격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1931년 중국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 공산당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와 1962년 미국에 귀화한 이후 내 정체성은 항상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다"고 봤다. 그는 "대만을 봉쇄할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도 낮고, 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NYT는 현재 TSMC를 이끄는 마크 류(류더인) 회장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류 회장이 "중국이 반도체 때문에 대만을 침공하거나 또는 침공을 자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것은 미국과 중국 양측에 달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반도체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반도체 공급처 확보를 위해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는 세간의 시나리오를 일축한 것이다.

아울러 류 회장은 "미국 기업이 미국산 반도체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구입하는 기업에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산 반도체 구입 업체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미국 생산시설의 사업성이 제한될 것이라면서 "(지원 방안이) 현재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TSMC는 지난해 총 4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착수했다. TSMC는 내년부터 애리조나 공장 1기 공정 시설의 가동을 시작해 5나노공정 반도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생산 시점을 2025년으로 연기했다. 미국 반도체 공급망 재건 계획에 따른 것으로, 미국은 동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에 세우도록 압박하고 지원금을 약속한 바 있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