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강한 임진희, 고향 제주서 웃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8. 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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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2위 황유민 1타 차로 따돌려
시즌 2승·통산 4승 달성 감격
무더위·강풍·난코스 극복
"남은 시즌 우승 더할 것"
임진희가 6일 열린 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일 4번홀에서 아이언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최소 20m를 더 계산해야 하는 제주 특유의 강한 바람에 폭염 경보가 내릴 정도로 무더운 날씨. 여기에 언더파가 단 10명에 불과할 정도로 난도 높은 골프장이라는 삼중고를 이겨내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주인공은 임진희다. 고향 제주에서 K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올린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임진희는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다.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임진희는 단독 2위 황유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올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약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생애 첫 다승의 감격을 맛봤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임진희의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4번홀과 5번홀에서 2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8번홀과 9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주고받은 임진희가 전반에 2타를 잃는 사이 황유민이 치고 올라왔다.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아챈 황유민은 임진희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가 됐다.

그러나 임진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자신의 경기를 펼쳤고 후반 중반에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임진희는 드라이버가 아닌 유틸리티를 잡았다. 전략은 적중했다. 티샷을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뜨린 그는 가볍게 파를 잡아내며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확정했다.

임진희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전반에 2타를 잃고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날씨가 덥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 정상에 올라 더 뜻깊은 것 같다. 고향 제주에서 정상에 오른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 원동력으로 꼽은 건 퍼트다. 임진희는 이번 대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퍼트로 줄인 타수 1.55개를 기록했다. 그는 "하반기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퍼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중요한 순간마다 퍼트가 떨어져 준 덕분에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족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임진희는 "제주에서 열린 만큼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이번 우승의 감격을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하반기를 우승으로 시작했는데 남은 시즌 한 번 더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황유민은 아쉽게도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아챈 황유민은 한때 단독 선두를 달렸지만 15번홀 티샷 실수에 발목을 잡혔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감긴 그는 더블 보기를 적어냈고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4번째 톱10을 기록한 황유민은 신인상 포인트 160점을 추가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황유민은 2위 김민별과의 격차를 193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캐디로 나선 아버지와 다시 호흡을 맞춘 박현경은 3언더파 285타 공동 3위로 하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배소현은 2언더파 286타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고, 김소이는 1언더파 287타 공동 9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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