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바빠지는 尹대통령, 그래도 '일주일 휴가' 다 쓴다 왜?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상황을 보고받는 등 현안에 대응하면서 공식 발표한 '일주일 휴가'를 모두 소화할 방침이다. 다만 휴가 막바지인 7~8일에는 여러 행사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업무에 복귀하는 수준의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내수진작 차원에서 '대통령도 일주일 휴가를 간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직접 챙겨야 할 업무 또한 살피겠다는 취지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은 오늘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잼버리 행사 상황을 보고받고 필요한 추가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무더위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면서 "특히 식중독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하게 살펴달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미 퇴영한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학생들도 챙겼다. 윤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 박진 외교부 장관과 유선전화 통화를 하고 각각 서울과 평택에 머물고 있는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학생들과 관련해 "안전하고 유익하게 영외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겨줄 것"을 주문했다. 약 4400여명이 참석해 가장 규모가 큰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새만금을 떠나 서울에 머물고 있으며 1000여명이 참석한 미국 대표단은 경기 평택 미국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휴가 첫날인 2일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한 뒤 본격적인 휴식에 들어갔지만 폭염 대비 미흡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는 등 잼버리 행사가 혼란을 빚자 연일 총력대응을 지시해왔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 총리와 이 장관에게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을 포함한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신청하는 모든 스카우트 학생들에게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알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라는 당부였다.
이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12일까지 잼버리 행사가 잘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17개 시도 전체가 90개에 이르는 문화활동 프로그램을 제시해왔다. 정부는 조직위와 논의하고 각국 스카우트연맹과 이야기해서 매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은 민간에서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정부와 기업, 국민이 힘을 모아 전화위복했던 경험이 재현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기업에서는 생수 148만 병, 얼음 5만 톤, 아이스크림 28만 개, 빵 24만 개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물품을 후원하고 조계종도 170개 사찰에서 숙박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 또 국민 한 분 한 분이 얼음물을 싣고 잼버리 현장에 온 사례도 보고됐다"며 "정부의 노력에 호응해준 국민과 기업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여당에서 제기한 전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준비 부실 책임론도 '나중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지금은 12일까지 예정된 잼버리의 성공적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고 거기에만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잼버리 혼란과 흉기 난동 사건 등 어수선한 현안 탓에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조기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예고(2~8일)대로 휴가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며 "일주일을 휴가 기간으로 공식 발표한 것도 일주일을 다 쉬지는 않더라도 휴가기간으로 정해서 공직사회에 하나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도 휴가를 가는데 공무원도 휴가를 가서 내수진작,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의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7일부터는 각종 일정을 소화하며 '휴가 중 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2일(잼버리 개영식 참석)에도 그랬고 남은 휴가 기간에도 일정이 있고 그중에는 공식 일정이 있을 수도 있겠다"며 "휴가 중이라도 업무를 챙겨야 하기에 그렇다"고 했다.
올해 윤 대통령의 휴가는 취임 후 서울을 벗어나 휴식을 취한 사실상 첫 '휴가다운 휴가'였다. 복잡한 국내 정치 사정 등으로 취임 첫해 휴가는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등 서울에서 보냈다. 서울을 벗어나지 않은 만큼 참모들과 매일 소통하면서 현안을 챙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2일 저녁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휴가를 보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일 밤늦게 경남 진해 해군기지로 이동해 1박을 보낸 뒤 거제 저도로 이동해 휴가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3일에는 진해 해군기지에서 초계함 천안함을 상징하는 'pcc-772' 문구가 새겨진 모자와 천안함 티셔츠를 착용한 채로 해군 함정이 정박한 모항에서 복무 중인 장병들을 격려했다. 4일에는 거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고현종합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났다.
그러나 온전히 쉬지는 못했다. 역대 대통령 때도 그랬듯 휴가 중에도 현안이 계속 터졌고 윤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줄곧 주요 현안에 대응했다. 경기 성남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과 폭염에 따른 잼버리 행사 혼란으로 매일같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
연일 잼버리 사태에 총력대응을 당부함은 물론 흉기 난동 테러에는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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