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 잼버리 볼썽사나운 장면들 [사설]

2023. 8.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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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서바이벌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은 극한 생존 체험이 됐다는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나라 망신이다. 지난 6년간 1082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도 사상 최악의 잼버리 대회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으니 망신살이 뻗쳤다. 무엇보다 대회에 참가한 158개국 4만3000명의 청소년들이 품었던 K컬처에 대한 로망이 무참히 깨지게 생겼으니 더 안타깝다. 이런 지경인데도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까지 정쟁 소재로 삼아 네 탓 공방에 빠진 정치권, 상식을 벗어난 실언으로 국민의 화를 돋우는 조직위원회에다 가짜뉴스까지 볼썽사나운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으니 참담하다.

서로 남 탓만 하는 여야의 구태정치는 목불인견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회를 좌초 위기에 몰아넣은 것은 윤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며 연일 정부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국민의힘은 전 정부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는 문 정부가 유치하고 윤 정부가 개최한 행사로 모두의 책임이다. 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지금은 서로를 비난할 때가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칠 때다. 그런데도 연일 싸움질이니 한심할 따름이다. 온열환자 급증에 조직위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야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전북도 의원은 "잼버리는 피서가 아니다. 귀하게 자라 불평불만이 많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정신상태가 해이하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이렇게 상황 인식이 안일하니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나.

사망자가 발생했다거나 남녀가 함께 샤워를 한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혼란을 더 키우고, 여성 샤워실 침입, 샤워·화장실 도촬과 같은 성범죄 논란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혐한 감정을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G8을 지향한다는 한국의 수준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 실력을 너무 과대평가한 건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 대회가 12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유종의 미라도 거둘 수 있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한국이 이런 나라냐'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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