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잼버리 국가위기로 인식하고 총력대응하라 [사설]
폭염 속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온열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데다 화장실·샤워실 등 부족과 위생 문제, 부실한 식사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영국·미국 등이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한국을 홍보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행사가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 6년을 준비했는데 '최악의 대회'라는 오명을 갖게 생겼으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행사 파행에 대한 원인과 책임 규명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행사를 잘 마무리하는 게 급선무다. 지난 4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중앙정부가 전격적으로 대회 안전과 운영을 책임지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옳은 결정이다. 예비비 69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하고, 전 부처의 역량을 동원해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야영지에 쿨링버스 100여 대, 그늘막 캐토피 60여 동이 추가 설치되고, 의료인력 지원과 기업들의 생수 등 물품 제공이 잇따르면서 온열환자 발생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5일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열고 대회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한 만큼 정부는 안전에 만전을 기해 참가자들의 이탈을 막고 행사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서면서 퇴영을 결정했던 참가국들이 입장을 바꿔 잔류를 선택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열악한 상황을 접한 외국 학부모들의 우려와 항의는 여전하다. 부실한 운영으로 자칫 인명 사고라도 발생하면 한국의 안전에 대한 신뢰는 산산이 깨지고 국격도 크게 훼손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한국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정부는 아수라장이 된 잼버리 대회를 국가 위기로 인식하고 비상한 각오로 이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회는 12일까지다. 열악한 시설과 안일한 운영으로 시작은 엉망진창이었지만 발 빠른 위기 대처 능력을 발휘해 마무리는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 참가자들이 한국에서 좋은 이미지와 추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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