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시’에 부랴부랴...지자체들, 잼버리 대체 관광 프로그램 ‘급조’
지자체 “청소년 대상 급조···진행시간 빠듯”
서울시, 야영장으로 한강공원 제공 검토
새만금 잼버리 대회 스카우트 대원들이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조기 퇴소하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대체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가 영지 내 야영 프로그램 대신 전국 관광·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대체 프로그램들도 각 지자체가 급히 만든 것이어서 부실 운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17개 시도의 협조를 받아 총 90개 프로그램을 추가 마련했다”며 “스카우트연맹 측과 구체적인 일정이 협의 되는대로 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관광 일정은 충남 보령의 머드 축제와 충북 청주 청남대 투어, 한국 전통사찰의 템플 스테이 등이다. 경북 경주에서 전통문화와 역사를 배우거나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 등에서 유교 문화 체험도 준비 중이다. 기업이나 산업 현장 탐방도 고려되고 있다.
서울시도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을 새만금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야영할 수 있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잼버리의 본질이 야영이기 때문에 새만금에서 못한 야영을 원하는 대원들이 희망하면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를 숙영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이 영국대사관 측의 요청 사항을 듣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물놀이 시설 운영 기간을 연장하고 한강공원 콘서트 일정을 앞당기는 등 서울 시내에서 열리는 여름 축제를 대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도울 방침이다. 남산과 북악산, 인왕산에서는 오는 9~13일 매일 800명의 대원이 걸을 수 있는 트래킹 코스도 준비한다.
영국 잼버리 대원 중 200여명은 이날 밤 서울시가 제공한 야간 시티투어버스 4대에 나눠 타고 시내를 관광한다. 오후 9시30분 광화문을 출발해 반포대교와 성수대교를 지나 남산 N서울타워를 들른 후 남대문시장과 청계광장까지 둘러보는 1시간30분짜리 일정이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대회 참가자 1만명 정도가 머물 숙소와 관광코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관광버스를 타고 해운대·태종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충북도는 대원들이 충북으로 오면 산하 연수원과 대학 기숙사, 호텔 등에 머물 수 있게 하고 청주와 보은, 충주, 단양 등 지역 내 관광지를 6일간 즐기는 프로그램 진행을 구상하고 있다.
강원도는 남이섬, 원주 간현 유원지, 평창 올림픽시설 등 지역에서 휴가철이지만 숙박이 가능하고 4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덴마크 스카우트 대원들이 잼버리 참가에 앞서 머물렀던 속초시도 관광 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다.
각 지자체가 각종 대체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이 마저도 급조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전국 관광지가 붐비고 있는 데다 짧은 시간에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기에는 촉박했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지역 내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관광객이 오는 것은 좋은데 준비 시간이 부족해 우리가 원하는 곳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면서 “새만금에서의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프로그램을 진행할 시간도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local/local-general/article/202308061645001
https://www.khan.co.kr/local/local-general/article/202308061649001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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