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딸’ 임진희 "고향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꿈같아"...생애 첫 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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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25)가 고향 제주에서 생애 첫 다승에 성공했다.
임진희는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임진희는 초반 파 행진을 벌이다가 4번 홀(파3)과 5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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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황유민 1타 차로 따돌려
"남은 대회에서 한 번 더 우승 목표"
임진희(25)가 고향 제주에서 생애 첫 다승에 성공했다.
임진희는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낸 임진희는 2위 황유민(4언더파 284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후반기 첫 대회도 제패하며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2승 이상을 거뒀다. 이번 시즌 박민지, 박지영(이상 2승)에 이어 세 번째 다승자다.
통산 우승은 4회로 늘렸다.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2022년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 우승했고, 올해 2승을 추가했다. 임진희는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챙겨 상금랭킹도 16위에서 5위(4억7,028만 원)로 뛰어올랐다.
임진희는 제주 출신답게 고향의 강한 바람에 자신감을 보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그는 4라운드를 앞두고 "바람이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며 "모두가 타수를 줄이기 어려울 때 파 세이브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임진희는 초반 파 행진을 벌이다가 4번 홀(파3)과 5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8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았지만 9번 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려 타수를 다시 잃었다.
그사이 황유민이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면서 선두로 올라섰고, 임진희는 2타 차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제주 바람에 익숙한 임진희는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9개홀에서 모두 파를 지켰다. 반면 황유민은 12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했고, 15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특히 15번 홀 티샷 미스가 뼈아팠다. 공이 왼쪽 숲으로 날아가 분실구가 됐다.
승기를 잡은 임진희는 1타 차로 앞선 18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가 아닌 아이언을 잡고 안전하게 티샷을 날렸고, 파 퍼트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했다.
임진희는 우승 후 "진짜 제주에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꿈같다. 진짜 우승한 건지 모르겠다"며 "고향에서 가족과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승을 이룬 것에 대해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서 막연히 너무 좋다는 말밖에 못하겠다"며 "상금왕 등 다양한 타이틀이 있는데 이상하게 다승왕이 욕심난다. 2승 했다고 하는 게 아니니까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자란 임진희는 하늘로 떠난 할어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는 오래됐는데 나를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며 "훈련 간다고 챙겨주시고, 신문에 임진희 이름 하나만 나와도 스크랩해주셨다. 그래서 감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희는 "남은 대회에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며 "모든 대회가 소중하지만 하나 꼽자면 (9월 예정된) KB금융챔피언십이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골프장(블랙스톤)"이라고 밝혔다.
다잡은 우승을 놓친 황유민은 신인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신인상 포인트를 1,605점으로 늘려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한 신인왕 레이스 2위 김민별(1,412점), 3위 방신실(1,050점)과 격차를 벌렸다.
제주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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