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테러위협도 무릎 꿇었다! 이열치록의 현장,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SS연예프리즘]
[스포츠서울 | 인천=조은별기자]“록페가 장난?” “통장 깨고 왔다”
서 있기만 해도 녹아내릴 듯 땀이 줄줄 흐르고 숨도 쉬기 힘들 것 같은 폭염이다. 설상가상 테러 위협까지 가해졌지만 록스피릿을 주체할 수 없는 청춘들에게 그 어떤 위협도 두렵지 않은 모양이다.
섭씨 35도에 달하는 가마솥 찜통더위 속에서도 톡톡 튀는 재치 있는 문구가 적힌 깃발 아래 쉼 없이 슬램(몸을 부딪히며 공연을 즐기는 행위)이 이어졌다. 그 어떤 무대에서도 음악소리만 들리면 깃발을 꽂고 둥근 원을 만든 뒤 발을 동동 구르는 젊은이들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3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폭염을 이겨낸 남녀노소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통상 축제의 첫날인 금요일은 관객이 적고 토요일에 가장 많은 관객이 찾지만 올해는 첫날부터 장사진을 이뤘고 둘째 날인 6일은 아예 티켓이 매진됐다.
매년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을 찾는다는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 씨는 “금요일에 이렇게 관객이 많이 온건 처음이다. 가수 서태지가 토요일 헤드라이너로 섰던 지난 2015년(서태지 출연일 관객 5만명)보다 체감 상 많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르며 “국내 유일하게 남은 록페스티벌에 그동안 목말랐던 록마니아들이 몰려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객의 열정은 무대 위의 가수들이 먼저 알아봤다. 첫날 땅거미가 뉘엿뉘엿 질 무렵 등장한 서브헤드라이너 김윤아는 시원한 브라톱에 망사스타킹이 슬쩍 보이는 롱슬릿스커트 차림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무더위 속에서도 자신을 보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에게 “이렇게 더운 날은 사랑을 해야 한다”며 ‘마녀’라는 자신의 애칭에 걸맞는 조언으로 젊은 관객들의 흥분도를 높였다.
김윤아는 페스티벌 불과 며칠 전 벌어진 신림역과 서현역 칼부림 사건을 의식하듯 “어제 오늘 많은 분들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셨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아무 죄도 없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 이유를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라고 말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반면 장기하의 무대는 그 자체로 재치덩어리였다. ‘그건 니 생각이고’, ‘우리 지금 만나’, ‘풍문으로 들었소’ 등 관객에게 익숙한 히트곡과 신곡을 들려준 그는 특유의 뻣뻣한 ‘로봇댄스’로 웃음을 안겼다. 놀라운 건 그런 ‘로봇댄스’와 ‘우리 지금 만나’처럼 펑크한 곡에도 슬램을 멈추지 않는 관객들이다. 익숙한 선율이 흘러나올 때마다 곳곳에서 대형 원이 생성돼 몸과 몸을 부딪히고 땀내음을 나눴다.
첫날 헤드라이너인 일본밴드 엘르가든은 15년만에 펜타포트 무대를 찾았다. 엘르가든은 ‘메이크어위시’, ‘메리미’ 등의 히트곡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팀이다. 2008년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그 해 9월 일본 공연을 마치고 잠정 활동 중단에 들어갔고 지난 2018년 활동을 재개했다.
이들은 공연 전 스포츠서울과 가진 인터뷰에서 “활동을 중단할 때는 이렇게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한국관객들이 ‘메이크어 위시’와 ‘메리미’를 부를 때 큰 환호를 해줘 그 곡을 꼭 부를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보컬 호소미 타케시는 “오늘이 제 인생 최고의 날이에요!”라는 유창한 한국어로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빠른 비트의 ‘메이크 어 위시’를 어쿠스틱한 기타 반주에 맞춰 관객들이 떼창하는 순간은 장관이었다. 호소미 타케시도 한국 관객들의 열정에 흥분한 듯 티셔츠를 벗어던지고 근육질 복근을 드러냈다.
이제는 더 이상 무명가수가 아닌 유명가수가 된 이승윤의 무대, 12년만에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 참석한 검정치마의 무대도 펜타포트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 JTBC ‘싱어게인’을 통해 무명설움을 벗은 이승윤은 자신 앞에서 떼창을 이어나가는 수많은 관객들을 보며 그 자신이 감동한 듯 펜스 위로 올라서거나 관객의 손에 마이크를 쥐어준 채 노래를 이어나갔다.
둘째날 서브헤드라이너였던 검정치마는 ‘내한공연급’ 감동을 안겼다. ‘할리우드’, ‘에브리싱’ 등 몽환적인 그의 노래가 흘러나올 때 미친 듯이 슬램을 이어나가는 관객들도 잠시 멈추고 휴대전화 조명으로 무대를 비쳤다.
주최 측은 폭염이 예고된데다 앞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스카우트 대회’ 등에서 온열환자가 발생한 것을 의식한 듯 곳곳에 에어컨과 안개 분사 선풍기가 마련된 쉼터와 대형 그늘막을 추가로 마련했다.
당초 2병만 반입 가능한 물도 5병까지 늘렸고 입장할 때도 얼음물을 한 병씩 무료로 나눠줬다. 주최 측은 “지난해 대비 더위에 대비한 시설을 3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모양새다. 둘째날 이디오테입 공연이 열린 스테이지에 관객이 몰려 어수선해지자 즉각 라인을 쳐서 안전에 대비했다. 온라인에 테러 예고 글이 게시되자 장갑차가 출동해 현장을 삼엄하게 경계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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