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보다 많이 받을까… 日 투수 대박 향한 스퍼트, 노예계약 터널 끝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5년 LA 다저스와 마에다 겐타(35‧미네소타)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이색적인 계약을 한다. 기본 연봉보다 인센티브가 몇 배는 큰, 흔히 말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었다.
보통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계약은 기본 연봉, 즉 보장액이 전체 계약의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이 금액은 선수가 경기에 뛰든 안 뛰든 해당 팀이 책임지고, 팀을 떠나도 전액 혹은 일부분의 지급 의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인센티브는 비중으로 놓고 보면 말 그대로 소액이다. 여기에 옵션 및 바이아웃 조항을 넣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마에다의 계약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마에다는 다저스와 8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하면서 기본급은 8년 통틀어 25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반대로 인센티브가 연간 1000만 달러 가까이 걸려 있었다. 이 인센티브는 선발 출장 경기 수와 이닝 등 여러 부문에 나눠 할당됐다. 마에다의 어깨 상태를 문제 삼은 다저스에 인센티브로 대응했다는 이야기가 정설이지만, 잘못된 선례를 우려한 선수노조가 눈여겨봤다는 후문도 있다.
그런 마에다는 사실 활약상에 비해 돈으로는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마에다가 비교적 견실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음에도 다저스는 필요할 때마다 마에다를 불펜으로 돌렸다. 인센티브에서 손해였다. 결국 참다못한 마에다가 선발로 뛸 수 있는 곳으로 트레이드를 해달라고 요구한 게 추후 사실로 드러났고, 다저스는 활용 가치가 떨어진 마에다를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로 트레이드한다.
미네소타와 다저스는 달랐다. 미네소타는 마에다에게 선발 한 자리를 보장했다. 활약도 뛰어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단축 시즌이기는 했지만 마에다는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2021년도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2021년 시즌 중반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고, 결국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각고의 의지로 정상적으로 재활을 한 마에다는 올 시즌 복귀했다. 시즌 초반 약간의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실제 시즌 첫 4경기 평균자책점은 9.00이었다. 여기에 삼두근 부상이 겹쳤다. 하필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둔 시즌에 찾아온 부상이었다. 마에다가 자신의 건재와 가치를 보여줄 기회를 잃은 것이다. 다만 부상 회복 후에는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예전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다. 자연히 FA 시장에서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마에다는 6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타깃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구속이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안정적인 로케이션이 돋보였고, 탈삼진 능력까지 힘을 내며 만만치 않은 애리조나 타선을 잠재웠다. 4사구는 캐롤에게 내준 몸에 맞는 공 하나가 전부였다.
부상 복귀 이후 마에다는 좋은 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복귀 직후인 6월 두 경기에서 10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7월 5경기에서는 27⅔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8월 첫 경기에도 기세를 이어 갔다. 최근 7경기 평균자책점은 2.79,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8에 불과하다. 5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11개만 내줬다.
만약 마에다가 시즌 끝까지 건재를 과시한다면, FA 시장에서의 가치도 커진다. 마에다는 이미 빅리그에서도 기량이 검증된 투수다. 빅리그 통산 62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3.90)다. 여기에 팔꿈치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은퇴할 때까지는 팔꿈치 인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는 것 또한 다른 팀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수 있다.
마에다의 계약 규모는 역시 팔꿈치 수술을 받고 막 복귀한 류현진의 계약 규모와 비교돼 더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두 선수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들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기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반면 30대 중‧후반으로 간다는 약점도 있다. 마에다가 조금 더 일찍 복귀해 건재 증명의 시간을 더 가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류현진은 마에다보다 고점이 더 높고 좌완이라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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