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성범죄 의혹 남성 "더워서 그랬다"…피해자는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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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영내에서 성범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 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한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전북지역 스카우트 측은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6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날 새벽께 영내에 있는 여자 샤워실에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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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스카우트들 반발해 퇴소, "피해자 보호·분리조치도 없어"
(부안=연합뉴스) 김진방 정경재 나보배 기자 =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영내에서 성범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 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한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전북지역 스카우트 측은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조직위와 여가부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사건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잼버리 야영장 성범죄 의혹은 이날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이 취재진에게 관련 사실을 밝히면서 알려졌다.
그는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조직위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취재진 앞에 선 이유를 밝혔다.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은 조직위의 대응에 반발해 지도자와 대원 80여명 전원이 조기 퇴소했다.
태국 남성 지도자 "더워서 그랬다"
6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날 새벽께 영내에 있는 여자 샤워실에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샤워실은 여자 샤워실로, A씨가 들어와 먼저 샤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피해자가 들어와 샤워를 했고 노랫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왔다가 A씨를 발견했다.
샤워실은 모두 3칸으로 당시 가운데 칸은 비어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신고자와 피혐의자 진술 등을 확인했을 때 현재까지는 성적 목적으로 침입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더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너무 더워서 여자 샤워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여러 차례 일관된 진술을 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성적 목적을 두고 샤워실에 침입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관계인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가부 장관 "경미한 것으로 보고"…SNS서 비판 이어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미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라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 인권 향상과 안전 확보를 목표로 하는 부처의 장이 경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성범죄 의혹을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잼버리 정례 브리핑에서 "야영장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면서도 "저희에게는 경미한 것으로 얘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 옆에 서 있던 최창행 세계스카우트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도 "(사건이) 종합상황실에 접수돼서 연맹에 사건을 확인하고 세이프 프롬 함(Safe from Harm)에 신고했다"며 "이 팀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벼운 조치, 경고를 취하고 종결했다"고 했다.
최 사무총장은 2020년 여가부 정책기획관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번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김 장관은 이어지는 취재진 질의에 직접 답하지 않고 경찰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대신 답변하도록 했다.
세계 청소년이 모인 야영장에서 발생한 성범죄 의혹에 관한 질의가 거듭되자, 경찰보다도 먼저 자리를 뜨는 등 회피에 급급했다.
김 장관 발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제히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외국에는 국적을 속이고 샤워하는 것을 훔쳐보는 문화가 있느냐', '이러니까 여가부가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온다', '망한 대회 살려보려고 성범죄까지 덮느냐'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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