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초전도체 맞아?” 국내 개발 주장에 회의론 솔솔

김정수 2023. 8. 6. 16: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한국 과학자들이 만들어냈다는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학계의 검증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온 초전도체 개발 성공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

이처럼 회의론이 커가는 가운데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학계 공동 엘케이-99 직접 분석은 샘플 확보가 안 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이처 “실험·이론 검증서 증거 못찾아”
국내 학계공동분석은 시료확보 안 돼 시작 못해
초전도 현상에 따른 자기 부상 효과를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한국 과학자들이 만들어냈다는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학계의 검증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온 초전도체 개발 성공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4일 인터넷판에 실은 관련 기사에서 “상온과 상압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한국 연구팀의 주장이 화제를 일으켰으나, 주목할만한 결과를 실험·이론적으로 재현하려는 초기 노력이 부족했다”며 “연구자들이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학교 연구교수 등은 지난달 22일 학계의 검증을 거치지 않는 논문 공유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 초전도체를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 2편을 올렸다. 연구진은 ‘엘케이(LK)-99’로 명명한 이 초전도체가 섭씨 127도까지의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초전도체는 전기가 한번 흐르기 시작하면 저항 없이 영원히 흐를 수 있고, 내부의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현상’을 나타내는 특징 등을 가진다. 에너지 산업과 자기부상 열차 등 관련 산업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꿈의 물질’로 여겨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개발된 것은 극저온에서만 초전도성을 나타내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

네이처는 이날 기사에서 “(엘케이-99를 재현하려는 다른 연구팀의) 어떤 연구도 그 물질의 초전도성에 대한 직접적 증거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한국 연구진이 이에 대해 견해를 밝혀달라는 네이처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뉴델리의 인도국립물리연구소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베이항대학교 팀이 각기 엘케이-99 합성을 보고했지만 초전도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중국 난징 남동대학교 연구팀이 재현했다는 엘케이-99에서는 전기 저항이 0에 가까운 측정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상온이 아니라 섭씨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였다. 네이처는 이들이 합성한 물질이 엘케이-99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실험적 검증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이런 실험적 접근에 더해 이론적 검증에서도 아직 긍정적인 결과는 없다는 것이 네이처의 판단이다. 네이처는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를 비롯해 최근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4건의 이론적 검증 결과를 소개하면서 “어떤 연구에서도 엘케이-99가 대기압에서 초전도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회의론이 커가는 가운데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학계 공동 엘케이-99 직접 분석은 샘플 확보가 안 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지난 2일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엘케이-99 샘플을 확보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진이 학술저널의 관련 논문 심사가 끝난 뒤 샘플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분석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