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축구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여자축구 레전드 GK 윤영글, 은퇴 발표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여자축구의 레전드 골키퍼 윤영글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윤영글은 6일 개인 SNS를 통해 "23이라는 숫자가 누군가에게는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저에게는 23년이라는 시간을 초록 잔디의 사각형 안에서 살아온 것이 가장 먼저 다가옵니다. 마냥 뛰어 놀기를 좋아했던 저는 13살이라는 나이부터 축구를 시작해서 23년을 달려 왔네요"라며 입을 열었다.
스스로 은퇴를 선언했다. 윤영글은 "국가대표로 월드컵이란 중요한 자리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이며, 23년간의 축구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왔었고, 부끄러움 없이 제 자신을 지금까지 훈련해왔기에, 저는 후회하는 축구선수의 인생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달려온 축구선수 인생 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윤영글은 2007년 11월 여자실업축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시청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당시 윤영글은 수비수와 미드필더로서 활약했다. 하지만 2년차 부상을 입었고, 부상 복귀 이후 골키퍼 권유를 받아 장갑을 끼기 시작했다.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여자 축구단 입단 이후 다시 필드로 나왔다. 하지만 당시 소속팀 골키퍼들이 팀을 떠나면서 골키퍼 자리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윤영글에게 다시 한번 골키퍼 제안이 들어왔고, 그녀는 헌신했다.
윤영글도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필드선수에서 골키퍼로 전향 하였던 시기에는 정말 충격적 이었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길이 내 길이라 여기며 더 자신을 갈고 닦으며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포지션이라, 더욱 무게감이 막중 했지만, 그 무게감을 감당하기 위해 제 자신을 나태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훈련과 절제된 삶을 가지고 항상 준비해오며 걸어온 축구선수의 인생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해외 무대 경험도 갖췄다.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축구단을 거친 뒤, 윤영글은 덴마크 오르후스 GF 위민, BK 헤켄 FF에서 뛰며 유럽 무대 경험을 쌓았다. 꾸준한 활약 속에 2015년부터 태극 마크를 달았다.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부터 주전 경쟁을 펼치며 계속해서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9 프랑스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부상의 여파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해서 김정미와 주전 경쟁을 펼치며 대표팀의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마지막 대회에 참가했다.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아쉽게 전반 30분 페널티킥(PK)으로 선제 실점을 내줬고, 전반 종료 직전 아쉬운 판단으로 두 번째 실점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에는 실점을 내주지 않으며 0-2로 경기를 마감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마치고 윤영글은 은퇴를 선언했다. 그녀는 "일 평생의 삶이 한 편의 책과 같다면, 축구선수 생활은 저의 인생에 한 챕터였습니다. 이제 그 챕터의 마지막 문장과 함께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할 수 있어서 감사 했지만, 아쉬운 경기력으로 축구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남기게 되었더라도, 저는 지금까지 흘린 땀방울로 아쉬움이 아닌 감사함으로 저의 축구선수 인생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축구선수로서 살아온 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으니, 이 마침표는 아쉬움이 아닌 감사함인 것 같습니다. 축구선수 생활의 챕터는 이렇게 마침표가 찍히지만,
인생의 다음 챕터에서도 역시 저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 보려 합니다"라며 한 챕터를 마무리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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