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하게 번지는 ‘살인 예고글’···23시간 만에 24명 검거
서울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글’을 올린 작성자가 54명 검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살인 예고 글은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이후 급증해 23시간 만에 작성자 24명이 검거됐다.경찰은 살인 예고글 작성자에 대해 형법상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가 검거됐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30명과 비교하면 23시간 만에 24명 늘었다.
온라인 살인예고 글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간간이 올라오다가 지난 3일 서현역 사건 이후 전국에서 폭증하고 있다. 검거된 이들 다수는 미성년자로, 이들은 대부분 “장난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후 5시47분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고 적은 10대 A군을 집에서 검거했다. 부산 서면역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글 작성자는 해군 일병 으로 확인돼 경찰이 헌병대에 신병을 넘겼다. 원주역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겠다고 썼다가 강원 영월군에서 붙잡힌 C군(17)은 자신이 쓴 글을 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까지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후 전국 수사부장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우 국수본보장은 이 자리에서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하여 살인 예고글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있다”며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한 이유는 무분별한 ‘살인 예고글’로 국민 불안감이 가중되고 아울러 치안력 낭비도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살인 예고글 작성자에 대해 “형법상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적용 가능한 처벌규정을 적극 의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검 각 부서장과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지역 지검장이 참석하는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해 수사 진행 경과와 향후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 총장은 긴급회의에서 살인 예고글에 대해 “범행의 동기·배경·수단과 방법을 철저히 살펴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장은 “단순 장난으로 돌릴 수 없는,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치안 행정력을 적시에 필요한 곳에 쓸 수 없도록 하는 범죄”라며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했다.
또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 소지, 흉악범죄 발생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라”고 했다. 흉기 난동 피의자에 대해선 “초동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의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신림동 흉기 난동’·‘고속터미널 살인 예고’ 사건을 수사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대전 교사 피습 사건’ 수사를 총괄하는 이진동 대전지검장,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수사를 맡은 이창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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