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이럴 때 한국여행해요~지자체 ‘무료’ 온정 릴레이
한강,대청호,설악,템플스테이 등 환영 만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폭염, 비리의혹, 모기, 성범죄논란, 영국·미국 퇴소 등 새만금 잼버리 대회 실행 주최측의 난맥상때문에 대회가 파행을 겪고 있지만, 전국 지자체와 한국관광공사가 “이렇게 된 바에 차라리 다채롭고 아름다운 한국관광을 하시라”며 방한한 지구촌 스카우트 모시기에 나서, 불행 중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 등도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 모여 긴급회의를 진행했으며, 잼버리 현장에서 200㎞ 안에 있는 지역의 관광유적지, 관광코스 등을 모아 추천할만한 코스를 취합하는 등 실무과정을 점검 중이다.
‘국가 망신’을 막으려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이같은 노력이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의 마음을 돌릴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서울시는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에 참여한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을 위해 다양한 여름축제와 문화체험, 챌린지 등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6일 밝혔다.
10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열리는 ‘여의도 한강공원 눕콘’은 목요일인 10일 추가로 개최하고, 한강페스티벌 여름 행사인 서울거리공연과 ‘9988하는날’ 참여도 지원한다. 한강 크루저요트, 카약, 패들보트 등 수상스포츠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조기 퇴영한 4500여명의 영국 스카우트 대원의 경우 12일까지 서울에 머물면서 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할 계획이다.
12일까지 예정된 ‘광화문광장 서울썸머비치’ 축제는 15일까지 연장하고 물놀이장을 추가로 설치해 잼버리 대회가 끝난 뒤 서울을 찾는 관광객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세종썸머페스티벌'은 개최일을 10일로 조정해 더 많은 시민과 대원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막춤과 DJ 파티, 오페라 등을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에 스카우트 대원들은 사전 예약 없이도 현장에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스카우트 대원을 위한 서울 야경챌린지 프로그램은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의 명산인 남산·북악산·인왕산 일대에서 오후 6시∼10시 트래킹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일 8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서울의 관광상품인 서울시티투어버스와 한강유람선 등은 최대 50%까지 할인 제공한다. 서울 내 60곳의 주요 관광시설 통합 할인이용권(DSP)도 30% 할인해 판매한다. 야영을 원하는 대원을 위해서는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를 숙영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대회 참가자 1만명 정도가 머물 숙소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새만금을 떠난 일부 국가 스카우트들이나, 잔류 스카우트들 중에서도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부산시는 이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해운대와 태종대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관광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산관광공사는 지난달 25일 부산을 먼저 찾은 스웨덴 참가자 1천701명과 멕시코 참가자 401명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후보도시 부산을 홍보했다.
▶강원= 대회 참석에 앞서 각국의 대원들이 방문했거나, 특정 국가와 관련이 있는 도시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덴마크 스카우트 대원들이 세계잼버리 대회 참가에 앞서 머물렀던 속초시는 스카우트들을 위한 관광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다.
덴마크 대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4박 5일간 설악동에 캠프를 차리고 숙박하면서 소규모 팀 단위로 설악산과 속초시 대표 명소를 둘러봤다.
국내 대표 명산인 설악산에 올라 산수화처럼 펼쳐진 풍광을 만끽하고,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다양한 음식도 체험했다.
당시 속초시와 설악동 번영회는 대대적인 환영 행사 등을 통해 덴마크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속초시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각국의 대원들에게 산과 바다를 품은 매력적인 속초시의 이미지를 전달해 다시 찾아오고 싶은 대한민국의 관광도시로 알려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충북·경북= 충북도는 김영환 지사가 주재하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회 참가자들을 맞을 대책을 논의했다.
도는 스카우트들이 충북으로 오면 도 산하 연수원, 대학 기숙사, 호텔 등에 분산 배치한 뒤 5박 6일간 청주, 보은, 충주, 단양 등 도내 전역을 관광하는 프로그램 진행을 구상하고 있다.
경북도는 경주시를 포함해 각 시·군의 대표적인 역사 유적지를 중심으로 관광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경주에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보문관광단지, 대릉원 등 천년 역사를 지닌 신라시대를 느낄 수 있는 유적지들이 있다.
신라시대 천문관측소인 첨성대를 비롯해 불국사 다보탑과 삼층석탑 등 다양한 국보도 만날 수 있다.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원 62명(청소년 40명)은 대청댐 등을 관할하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수용키로 했다.
▶조계종= 문제는 올여름 피서 절정 시기와 맞물리면서 많은 스카우트 대원이 몰릴 경우 이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170여개 사찰 시설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협조 요청이 있으면 전국 24개 교구 본사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약 147개 사찰 및 종단이 직영하는 한국문화연수원 등에서 잼버리 참가자가 야영이나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청소년들이 남은 기간 보다 편안하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조계종은 잼버리 기간 전북 김제시 금산사, 고창군 선운사, 부안군 내소사에서 합계 약 9000명 규모의 참가자를 수용해 영외 체험활동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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