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UAM, 도시에 지도를 다시 그린다!
도심항공교통이라 불리우는 UAM(Urban Air Mobility)은 도심의 교통혼잡을 가장 근본적이며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UAM은 상공에서 운용되는 3차원 교통수단으로 친환경 동력을 기반으로 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공간적 효율성으로도 주목받는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수립해 UAM상용화는 2025년으로,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는 2027년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물론 자율주행 기술 레벨은 0~5까지 총6단계로 구분돼 현재 레벨 2까지 상용화됐으며 레벨 3 자율주행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완전자율주행보다 UAM 상용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발표에 국민들은 예상치 못했던 기대와 관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산업계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이며 글로벌 금융 기관인 모건스텐리(2019)는 세계도심항공교통 시장이 2040년 약 1조 5000억 달러(1879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KPMG인터네셔널은 2050년까지 UAM이 활성화된 이동수단으로 자리잡을 도시 70개를 선정했는데 인구밀집도와 경제성장, 도로혼잡도 등을 고려할 때 아시아의 서울, 도쿄, 베이징, 델리, 뭄바이 등을 UAM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았다. 이러한 분석 가운데 UAM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간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국가 전략적 목표달성을 위해 정부 관계합동으로 'UAM 선도국가 도약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20.6)'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현재 UAM은 기존 교통수단인 버스와 철도, 택시 등과 연계해 환승시간을 최소화하는 교통서비스 형태의 이용이 예상된다. 통합교통서비스(MaaS)와 심리스(Seamless, 끊김없는) 서비스를 확대해 개인이 교통수단을 소유하기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제공되는 연계 교통서비스를 이용하게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교통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이 이뤄지면 무인자율차를 타고 UAM서비스를 제공할 기체(eVTOL)를 탑승할 수 있는 버티포트까지 이동하게 될 것이다. UAM의 무인화 상용 서비스는 초기(2025~2029), 성장기(2030~2034), 성숙기(2035~)의 3단계 발전 전략(K-UAM운용 개념서 1.0)을 거치게 되며, 초기에는 조종사가 직접 탑승하고 성장기에는 원격조정, 성숙기에는 자율비행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UAM상용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맞는 운용여건과 민간의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제도적 틀이 갖추어져야 한다. 관련 제도의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은 UAM을 이용하게 될 국민의 불안과 산업 활성화의 장애 요인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 정책연구 과제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제도화 방안연구(21.7~22.3)'를 추진해 도심항공 교통활용 촉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했다. 이후 산학연관 협의체인 'UAM팀 코리아'를 발족(20.6)해 관계기관의 협력과 민간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안) 제정을 위한 입법절차를 진행중이다. 새로운 산업인 만큼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민간의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도심항공교통 운송사업자, 교통관리사업자, 버티포트운영사업자 등 사업 참여 주체와 역할을 정의하고 실증 및 시범사업 지역에 기존 항공법규(항공안전, 사업, 보안, 공항시설)와 관련된 규제특례를 도입해 실증지원 및 상용화를 촉진하고 있다.
공단은 지난 5월 UAM 팀 코리아 운영체계가 확대 개편되면서 기체·운항분과의 간사를 맡았으며 UAM과 관련된 자격 워킹그룹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공단은 UAM관련 종사자의 자격과 교육훈련, 사업자 면허, 전문인력 양성에 관한 논의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UAM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생 올림피아드 대회를 신설하였고 올해도 UAM 종목을 확장해 개최(23.11)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UAM상용화에 필요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K-UAM 핵심기술개발사업(R&D)'에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으며, 'UAM 지역시범사업 준비를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를 통해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고 환경분석을 수행해왔다. 물론 이러한 시범사업 단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모빌리티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공단은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 수립에 따른 모빌리티의 안전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운영에 따른 사고 대응체계 구축 기획'에 참여해 안전사고 예방 및 피해 최소화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중이다.
무엇보다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자체가 공공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관심과 지속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현재 'UAM법 제정지원 및 중장기 제도화 전략 마련 연구'를 통해 하위 법령의 세부적인 법안을 준비중이다. 법제도와 UAM산업 발전 간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질 때 UAM이 해당 도시 MaaS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UAM은 새로운 하늘길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공단은 그 동안 버스, 철도, 화물,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에 대해 축적된 안전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UAM 기체, 사업체, 종사자, 자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하여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 가고자 한다. UAM상용화로 도시의 지도는 달라지고 있다. 새롭게 도시에 그려지는 지도는 안전한 길로 안내되어야 한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1989년 행정고시 33회로 입직했다.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과장을 거쳐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안전정책관, 물류정책관, 항공정책관, 건설정책국장, 항공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오랜 기간 동안 교통 분야에 대한 업무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2021년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온화한 리더십과 함께 안전에 대해서는 매우 꼼꼼하게 챙기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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