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아들,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받아…체포 과정에서 피범벅"

A군 측이 공개한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흉기 난동 사건의 가해자로 오해받은 중학생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피해 학생 측에 사과했다고 밝혔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10시쯤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해당 남성을 추적했다. 사복형사들은 비슷한 옷차림을 한 중학생 A군(16)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낯선 어른들이 다가와 붙잡으려고 하자 놀란 A군은 곧바로 뛰어 달아났다.

형사들은 A군을 쫓아갔고, A군은 얼마 가지 못해 넘어져 제압당했다. A군은 흉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인근 파출소로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머리와 팔, 다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

A군 측이 공개한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군 측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군의 아버지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3 아들은 매일 저녁 운동을 나간다. 축구하는 아이들이 아들을 보고 신고했다"며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복 경찰 2명이 신분을 알리지 않고 다짜고짜 '너 이리와'라면서 아들을 붙잡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겁이 난 아들은 반대 방향으로 뛰다가 계단에 걸려 넘어져 제압당했다.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수갑이 채워져 지구대에 연행된 아들이 제게 전화해 달려갔더니 온몸에 찰과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팀장은 사과도 없이 핑계만 댔다. '진압 과정에서 팀원 1명이 다쳤다'는 얘기부터 하더라"며 "아들에게 사과해달라고 했지만 돌아가서 사건을 확인해야 한다며 답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무고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미리 범인을 검거하는 게 최우선이지만, 잘못된 신고로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다. 아들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사과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A군에게 다가가자마자 달아나서 소속이나 미란다 원칙을 고지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경찰 입장에서는 흉기 소지 신고가 들어온 상태에서 A군이 달아났고, 검거 과정에서도 저항해 피의자로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진압 과정에서 경찰도 다쳤지만, 그보다도 아이가 무고하게 다쳤으니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피해자 부모와 통화해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