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550만명 찾은 강원, 호텔·유통 새 격전지로 뜬다
제주 대비 접근성 높고 물가 저렴
카시아·카펠라·신라 등 오픈 앞둬
유통업계 '팝업스토어' 잇단 러시
강원도가 국내외 대형 호텔들과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제주 관광 수요가 팬데믹 기간 정점을 찍고 한풀 꺾인 가운데 강릉, 속초, 양양, 고성 등 강원권역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도 강원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주요 호텔들은 이곳에 새 호텔이나 리조트 오픈을 준비하면서 사전 홍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업체들 역시 성수기 팝업스토어나 컬래버레이션 행사 등을 열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반얀트리 그룹이 위탁운영을 맡은 ‘카시아 속초’는 오는 12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하이엔드 레지던스 브랜드인 카시아 속초는 연면적 12만560㎡ 부지에 높이 99m, 지하 2층~지상 26층, 총 717실 규모를 갖춘 3개동으로 지어졌다. 카시아 속초는 대포항 해안가 가장 바깥 라인에 위치해 전 객실 와이드 오션뷰로 설계 과정에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중국과 싱가포르 등 전 세계 5개국에서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카펠라그룹은 내년 강원 양양 송전해수욕장 인근에 럭셔리 리조트 ‘카펠라 양양 호텔앤리조트’을 완공한다. 이 리조트는 분양 당시부터 국내 슈퍼리치와 한류스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분양권이 사전 예약 신청 3개월 만에 완판됐다. 사업비만 8500억원이 들어간 카펠라 양양은 럭셔리 브랜드가 첫 한국에 진출한 사례이기도 하다. 대지 규모만 1만6000㎡에 달한다.
호텔신라(008770)의 첫 강원권 호텔인 ‘신라모노그램 강릉’은 오는 2025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3개동으로 구성된 호텔 단지는 송정해변과 근접해 있으며, 전세대가 바다 조망이다. 한화(000880)호텔앤드리조트는 이르면 올해부터 속초에 3500억원 규모의 플라자 타운 조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플라자 타운은 고급 리조트를 포함한 설악복합단지로 구성된다.
국내외 호텔 브랜드가 양양, 속초, 강릉 등 강원에 집중하는 것은 관광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은 제주 대비 물가가 비교적 저렴할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이점 덕분에 ‘내륙 관광 1번지’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양양·속초·강릉을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 2021년 6603만명에서 지난해 7767만명으로 1년 새 18%가 늘었다. 올 들어서도 여름 성수기 방문객이 포함되지 않는 상반기에만 벌써 3550만명이 찾았다.
이처럼 방문객이 계속 느는 추세지만 이렇다 할 대형 고급 숙소는 적은 편이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기대감이다. 최근 오픈했던 호텔들의 높은 객실점유율(OCC)이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지난 2021년 7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오픈한 ‘브리드호텔 양양’은 지난해부터 올해 성수기에도 OCC가 90%였고, 롯데리조트 속초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OCC가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유통업계도 양양과 속초, 강릉 등에 다양한 체험공간이나 팝업스토어를 열며 현장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지난 달 양양 서피비치에 팝업공간 ‘점핑제로’를 운영했는데 5일 간 1만명의 고객이 찾았다. 골든블루는 이달 말까지 양양 하조대 해변에서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를 경험할 수 있는 밀러비치를 선보이고, SPC삼립(005610)도 양양 서피비치에 체험공간 ‘에그슬럿'을 운영하며 이 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패키지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18일부터 3일간 ‘2023 양양 서핑페스타’열고 하이볼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양양, 강릉, 속초 등으로 모이는 관광객들은 비교적 VIP 고객들의 비중이 높아 국내외 글로벌 체인들이 집중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양양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주민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비중이 48%로 높아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장소로는 최적”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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