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경기 만에 승리 수원FC 이승우 “박주호, 빈 자리 컸다”…강등권 싸움 반등 열쇠는?

수원FC의 이승우가 5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나가는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환상적인 골로 9경기 만에 팀에 승리를 안긴 프로축구 수원FC의 이승우(25)가 그간 팀 부진의 원인으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박주호(36)의 부재를 꼽았다.

수원FC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2023시즌 25라운드 경기에서 라스, 이승우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승우는 전반 추가시간 이광혁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 강슛으로 마무리하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이날 패배했다면 수원에 밀려 11위까지 처져 더욱더 힘겨운 강등권 탈출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특히 값진 골이었다.

수훈선수로 꼽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한 이승우는 팀이 어떻게 그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고 승리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먼저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큰 존재였던 (박)주호 형이 없어서 힘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6월 6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끝난 후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수원FC 박주호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대표로도 오랜 기간 활약했던 박주호는 지난 6월 수원FC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일본, 유럽 무대를 거쳐 2018시즌 K리그 무대에 입성한 그는 2021시즌부터 수원FC 유니폼을 입었고, 주장을 맡기도 하며 두 시즌 동안 베테랑으로서 팀의 K리그1 안착을 이끈 뒤 세 번째 시즌 중반 은퇴를 결정했다.

박주호가 떠난 뒤 수원FC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6월 16일 수원 삼성전 승리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2무 6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FC서울전 2-7 대패를 포함해 직전 3경기는 모두 졌다.

수원FC 새 주장단. 왼쪽부터 신세계, 이영재. 정동호. 수원FC 인스타그램 캡처

성적만큼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팀 최다 득점자인 스트라이커 라스는 FC서울로 이적을 요구하며 불성실한 훈련 태도를 보여 지난달 22일 광주FC전에서 명단 제외됐다. 올스타전 이후 휴식기 동안 주장단도 바뀌었다. 윤빛가람, 이승우, 정재용 대신 이영재, 신세계, 정동호가 주장·부주장 완장을 찼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FC의 반등을 이끈 것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다. 김도균 감독은 주장단 교체에 대해 “지난 6월 경기에서 계속 질 때 주장 윤빛가람이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장단) 교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대표팀 측면수비수 출신 이용(36) 등 베테랑 선수, 다시 팀으로 돌아온 이정수 코치 등을 중심으로 팀이 뭉친 결과라고 짚었다.

부상 선수의 복귀, 안정된 수비는 수원FC의 반등을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달 김천 상무 전역 후 복귀전에서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됐던 중원의 핵 이영재는 오는 12일 제주 유나이티드전부터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균 감독은 3개월 만의 무실점 경기를 한 것에 대해 “집중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면서 “센터백 우고 고메스가 합류하면서 수비진이 안정됐다”며 이후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