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의 시대' 헤쳐나가려면…글로벌 전문가 10인의 통찰
[편집자주] 전례 없는 AI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사회와 경제 시스템, 나아가 인류의 삶 자체가 뒤바뀔 조짐이다. 우려와 공포감도 크다. 그러나 AI와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사회적 혼선과 불안을 줄여야 한다. 도구로서 AI를 정의하고 윤리적 활용법, 인간과 AI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민적 AI 이해도와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AI리터러시 키우자' 연중 캠페인을 시작한다.
6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글로벌 AI 전문가 10인이 진단하는 AI 현상과 방향' 보고서는 글로벌 AI전문가 10인의 발언에서 지속해서 언급되는 AI 관련 키워드를 도출하고, 이 같은 담론의 변화를 관찰했다. 김규리 NIA 선임연구원은 2012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AI전문가'를 의미하는 키워드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 중 AI생태계를 두루 포함하도록 선정하고, 챗GPT 공개 전후 이들의 인터뷰·기고·강연·보도 등을 분석했다.
이에 개발자부터 심리학자, 사회과학자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AI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마저 AI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페이페이 리는 "생성형 AI 개발이 인류 난제 해결의 '위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제프리 힌튼은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을 일시 중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AI 혁명을 마주하며 전문가들이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AI 리터러시의 강화'다. AI 리터러시 측면에서는 모든 이용자가 AI로부터 제공받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판단할 수 있도록 '보편적 AI 교육'으로 관점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앤드류 응은 "모든 학생에게 국가 차원의 AI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하고, AI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재교육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데미스 허사비스도 "AI에 쉽게 속지 않기 위해서는 일반 사용자 대상의 AI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핀란드는 2019년부터 전체 인구의 1%에 AI의 기초교육을 한다는 '1% 계획'을 시작했고, 이후 EU(유럽연합) 인구의 1% 교육으로 목표치를 올려 잡았다. 이처럼 AI 리터러시를 미래 필수 역량으로 보고,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국가가 보장하는 '핀란드식 평생학습'이 세계적 표준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얀 르쿤은 "모든 사람이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해 AI의 잠재적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봤고, 스튜어트 러셀은 "개발자들은 배포 전 AI가 견고하고, 예측할 수 있으며, 사회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샘 알트먼은 "무분별한 AI 개발을 막기 위한 'AI 라이선스' 제도, 또 이를 전담 운영할 전문기관 설치"를 제안했다. 케이트 크로포드 역시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기술적 전문성과 AI가 사용되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지식을 갖춘 AI 안전성 검증 전문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로 일자리를 잃더라도 국민의 기초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 필요성도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 같은 맥락에서 앤드류 응은 "AI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많은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는 점"이라며 "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고, 빌 게이츠는 "사회문제 해결 등 AI가 공익을 위해 활용되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I 생태계의 질적 변화도 떠오르는 키워드다. 우선 LLM의 비용적 효율성 측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앤드류 응은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로 개발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AI(Data-centric AI)'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모델(알고리즘) 개선보다 지속적인 데이터 품질 개선으로 AI의 성능을 높이는 접근법이다. 샘 알트먼도 질적으로 개선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LLM을 경량화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언급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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