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무료’ 전환 후 수요 폭증…탈 수 없는 ‘타슈’[현장에서]
“요즘 ‘타슈’(대전 공영자전거) 잡기가 정말 어려워요. 퇴근 시간대에는 더하더라고요. 오늘도 근처에 타슈가 1대도 없으니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타야겠네요.”
지난달 28일 퇴근 무렵인 오후 5시50분쯤 시민 A씨는 대전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타슈 대여소를 방문했지만 남아있는 자전거가 1대도 없는 것으로 보고 허탈하다는 듯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같은 시각 타슈 전용 앱을 통해 인근 대여소 4곳의 타슈 대수를 확인해보니 모두 ‘0’으로 표시돼 있었다. 이런 상황은 유성온천역 일대 등 타슈 이용자가 많은 곳에서 늘상 벌어지는 일이다.
‘타슈 잡기 전쟁’은 최근 이용자가 폭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전시가 지난해 1월부터 타슈의 첫 1시간 요금을 무료화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1시간 이내로 이용한 뒤 반납했다가 다시 대여하면 사실상 타슈를 지속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6월까지 타슈 이용자 수는 216만7366건으로, 무료화 이전인 2021년 1~6월(24만8397건)에 비해 8.7배 폭증했다.
타수 대여소를 1150개로 늘리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이용자가 급증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임택수 대전시 보행자전거과 주무관은 “타슈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여소가 늘면서 반납이 편리해지자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타슈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전시가 보급한 타슈는 총 2500대에 불과하다. 대여소 1개당 자전거 대수는 2.17대에 그친다.
타슈 배치가 수요와 상관없이 특정 지역에 몰려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달 28일 오전 지하철역 주변 등에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던 타슈가 정부대전청사 앞에는 41대나 서 있었다. 타슈 재배치 업무를 맡고있는 대전교통공사는 이를 오후까지 그대로 뒀다. 대전교통공사 관계자는 “요즘 하루에 수백건씩 들어오는 타슈 관련 민원을 해결하느라 재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슈를 이른 시간에 꼭 필요한 곳에 재배치할 수 있는 공급자용 앱 시스템 개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부족한 타슈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는 올해 안에 타슈를 1551대 추가 보급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우선 구형 타슈 1000대를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하게 대여할 수 있는 신형 타슈로 개조해 오는 9월 이후에 보급할 예정이다. 구형 타슈는 대여소 거치대에 자전거를 걸쳐놓는 방식으로 반납해야 하는 데다 키오스크를 통해 대여·반납을 해야했기 때문에 이용자들로부터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는 추가 주문한 신형 타슈 551대를 11월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다만 1500여대가 추가돼도 타슈 잡기가 수월해질지는 미지수다. 자전거 분야 전문가인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타슈 대여소 10개 중 실제로 타슈가 있는 곳은 4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타슈의 적정 공급 대수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수요 분석을 정확히 한 후 자전거 대수를 대폭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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