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흘 내내 휴가 중 업무지시 ‘휴가 징크스’ 못 벗어나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8. 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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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펠로시 패싱’에 올해 ‘잼버리 위기’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휴가에 돌입했지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관련 논란과 서현역 흉기 테러 사건 등으로 연일 관계부처 장관과 참모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처럼 휴가 기간을 전후로 해 여러 사건사고를 마주하게 되는 ‘휴가 징크스’를 윤 대통령도 예외없이 겪는 모습이다.

6일까지의 대통령실 공지 현황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동안 총 4차례의 구두 지시사항을 내렸다. 이 중 3건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와 관련된 내용이며,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지시 사항이 전달됐다.

스카우트 대원 출신 최초의 대통령인 윤 대통령은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직으로 추대된 이후 올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관계기관에 시설 및 안전 대책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조치할 것을 사전에 지시했지만, 부실 운영 논란이 불거지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대통령은 폭염대비 냉장냉동 탑차 공급, 의료물자의 추가 지원, 급식 개선, 식중독 방지 등 세세한 사항까지 언급하며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은 기록적인 폭염 상황과 서현역 흉기 난동 테러와 관련해서도 각각 꼼꼼한 대책 마련과 초강경 대응 지시를 내렸다. 또 휴가 첫날이었던 2일엔 윤 대통령은 참모진과 ‘무량판 부실시공’ 문제를 유선으로 논의하기도 했다.

다수 현안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휴가 조기 복귀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등장했다. 당초 9일부터 출근이 예상됐지만, 휴가 기간을 단축해 7일부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등 정상 일정을 소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으로 휴가와 업무의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고, 내수진작이라는 휴가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에 복귀라는 개념이 없다”며 “대통령실에서의 공식 회의 일정이 잡힌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서초동 자택에 머무르며 휴가를 보냈지만 이 기간 중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만 해 ‘펠로시 패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윤 대통령도 역대 대통령들이 겪었던 ‘휴가 징크스’에서 2년 연속으로 자유롭지 않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7월말에서 8월초 사이에 보통 휴가를 잡았지만, 이 기간에 집중호우 등 천재지변이나 외교안보 이슈 등으로 휴가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상황도 벌어진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집중호우,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인해 3년 연속 휴가를 가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4년엔 세월호 참사, 2015년엔 메르스 사태로 청와대에서 휴가를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하자 대응을 위해 휴가를 늦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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