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고기동 주민들 “카카오 교육원, 조망권 침해 심각” [현장의 목소리]

김경수 기자 2023. 8. 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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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특례시 수지구 고기동 주민들이 카카오 교육원 공사현장 앞에서 카카오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경수기자

 

용인특례시 수지구 고기동 일부 주민들이 바로 앞에 카카오 교육원이 건립되면서 주거환경 악화에 따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6일 ㈜카카오스페이스, 용인특례시 등에 따르면 카카오 교육원은 수지구 고기동 47-2 외 6필지(6천363㎡)에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로 오는 10월 준공 예정이다.  

자연녹지지역, 중점경관관리구역, 성장관리권역 등에 자리한 이 교육원은 지난 2021년 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은 뒤 같은 해 9월 착공에 들어갔다.

공사 현장과 인접한 곳에 거주하는 고기동 주민들은 교육원 공사가 진행되는 내내 소음과 분진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 건물이 자연녹지지역에서 제한하는 ‘지상 4층’ 이상의 ‘7층 높이(31m)’로 올라가면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던 낙생저수지 전경이 가로막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카카오 교육원 공사로 인해 낙생저수지가 완전히 가려져 고기동 주민들이 조망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 교육원이 들어서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고기동 주민 제공

카카오 교육원이 들어서는 곳에 있는 낙생저수지는 산책로와 도로가 조성돼 있다. 주변 경관 또한 좋아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주민들은 교육원을 두고 지상 4층 이상의 건축물 위반, 이에 따른 조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완공 시 3천명이 넘는 교육생 및 직원 차량으로 인해 주변 도로 체증이 더욱 심각해져 사고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주민 A씨(55)는 “산과 호수의 자연경관을 주민으로부터 모두 빼앗은 카카오 교육원으로 인해 자연경관이 심하게 훼손됐다”며 “불법 건축을 일삼는 카카오, 그리고 공원 조성 기부채납(55억원대)으로 불법을 눈감아준 시 행정에 분노가 치민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60·여)는 “건축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도 모두 자연녹지에 이러한 높이의 건물이 허가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며 “주민들의 조망권을 빼앗고, 기업에 특혜까지 몰아주면서 부당이득을 취하는 용인시는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만든 ‘카카오건물 준공반대 주민모임’은 카카오 교육원 건립으로 조망권 상실과 이에 따른 재산 피해가 심각하다며 7~8일 용인특례시청과 카카오 본사를 각각 방문해 규탄 집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사업시행자인 카카오스페이스는 “관계법령에 적합하게 개발행위 및 건축허가를 받아 골조 공사를 완료하고 마감공사 중인 상태”라며 “마을에 도움 되는 합리적인 요구 사항에 대해 계속 검토하면서 주민들과 열린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기부채납(공원 조성사업)은 시가 이전부터 진행하려 했던 공익사업을 카카오가 지역사회를 위해 공공 기여를 해주는 것일 뿐”이라며 “감사원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 주민들과 카카오스페이스 측이 원만히 협의되도록 적극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2k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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