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들이면 뭐하나…기본기를 잊은 롯데, 멀어지는 가을야구
기본기를 잊은 롯데가 5강 싸움에서 점점 불리한 위치에 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 5일 사직 SSG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6-9로 패했다. 5위 KT와의 격차는 5.5경기다. 롯데가 올시즌 남겨둔 경기는 53경기. 한창 순위 싸움에 박차를 가해야할 시기에 롯데는 3연패에 빠져있다.
중요한 건 이날 경기 내용이었다. 롯데는 5회초 5-3으로 쫓기던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아 이닝을 끝낼 기회가 있었다.
SSG 대타 김강민이 땅볼을 쳤고 3루수 한동희가 타구를 잡은 뒤 베이즈를 찍고 홈으로 송구를 했다. 그런데 홈에 있던 포수 정보근이 3루주자 최주환을 태그아웃하지 않고 서 있다가 한 점을 더 헌납했다.
5-4로 쫓긴 롯데는 결국 6회에는 5-6으로 역전을 당했고 7회 정훈의 솔로 홈런으로 6-6 동점을 만들어 연장으로 승부를 이끌고 갔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이날 롯데는 5회 정보근의 실수 외에도 자잘한 수비 실수들로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겨우내 투자한 모든게 물거품이 될 판이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동안 작정하고 전력 보강을 했다. 취약 포지션인 포수와 유격수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유강남, 노진혁을 데려오면서 약점을 해결했다. 두 명의 몸값은 무려 각각 4년 총액 80억, 50억으로 130억에 달한다. 여기에 투수 한현희까지 3+1년 40억에 계약했다. 이 외에도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을 무려 8명이나 영입하는 등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했다.
또한 롯데는 겨우내 스프링캠프에서 디테일에 집중했다. 보통 1~2차로 나뉘어지는 타 팀 스프링캠프와는 달리 1차, 2차는 물론 3차까지 스프링캠프를 나누어 진행했다. 2차 캠프가 열린 일본 이시가키에서는 지바 롯데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등 실전 경기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덕분에 롯데는 4월을 단독 1위로 마쳤고 전반기를 5위로 끝냈지만 후반기 시작 후 2주만에 7위까지 순위가 처졌다. 8위 한화와 2경기 차이로 8위도 머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왼쪽 내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한 주전 포수 유강남은 돌아오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최근 몇년 동안 시즌 후반부에 달려왔던 롯데이지만 올해에는 후반기 뒷심까지 사라졌다. 프로스포츠는 투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곤 한다. 하지만 기본이 부실한 올해 롯데는 거액을 투자하고도 6년 연속 가을야구에 탈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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