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감느껴서" 살인예고글 올리는 사람들…경찰, 54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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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유사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살인예고글'이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게시돼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살인 예고글에 달린 무섭다는 댓글들을 보고 사람들이 느낄 두려움을 상상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심리"라며 "실제로 일을 저지르지는 않아도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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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유사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살인예고글'이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게시돼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인의 두려움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같은 글을 올린 54명을 검거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백화점 'AK플라자 분당'에서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차량 돌진,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살인 예고글이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경기 오리역, 서울 잠실역 및 한티역, 부산 서면역, 경기 의정부역 등 장소도 다양하다.
경찰은 이같은 '살인예고글'을 게시한 사람들을 추적, 이날 오후 6시 기준 54명을 붙잡았다. 동시에 경찰은 살인을 예고한 해당 장소에 경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살인 예고글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배경에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실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살인 예고글에 달린 무섭다는 댓글들을 보고 사람들이 느낄 두려움을 상상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심리"라며 "실제로 일을 저지르지는 않아도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미 자정기능을 잃었다"며 "극단적인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을 마치 영웅으로 추대해주는 문화 등에 자극을 받아 범행을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그런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체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이렇게 계속해서 이슈화가 될수록 살인 예고글은 엄청나게 더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 교수는 이 같은 글이 정신질환자들을 자극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서현역 사건 피의자처럼 자극을 잘 받는 정신질환자들이 있다"며 "사회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실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자극을 받아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담대응팀을 구성해 살인 예고글을 적극 수사할 계획이다. 강력형사까지 투입해 범죄사실이 포착될 경우 가능한 처벌규정을 최대한 적용할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범행 대상과 장소를 특정해 살인 예고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할 경우 살인예비음모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인은 생명을 빼앗는 범죄이기 때문에 다른 범죄와 달리 준비 단계에서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성남(경기)=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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