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부동산시장 부진 이어질 것, 회복 모멘텀 아직"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해외경제포커스
올해 하반기 중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中 도시화 성숙단계+코로나19 이후 투심 위축
시장 부진 계속되면 지방정부+부동산 개발사
부채리스크 확대 우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중국 부동산 시장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중국 도시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데다 투자심리도 위축돼 있어 회복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이날 '2023년 하반기 중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가격 상승 기대가 약화된 데다 헝다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아직까지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은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는 여전히 가격이 높은 수준이지만 상업용·주거용 모두 거래가 부진하다. 2, 3선 도시 이하로는 가격 하락폭도 크고 부동산 거래도 부진한 상황이다.

북경사무소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빠르게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경사무소는 "과거 부양책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전국단위 대규모 부동산 투자 부양정책을 펼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또 부동산 관련 헤드라인 리스크 우려가 상당한 만큼 부양책 도입에 신중함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7월 24일 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부동산 경기부양 조치를 암시한 바 있는데, 대대적 부양책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대도시 도심 속 빈민촉 재개발 사업 추진 등 수요 맞춤식 정책과 대출 및 거래규제 완화 확대 등 수요 개선책에 중점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부진 배경이 '구조적 문제'라는 이유도 있다. 지금까지 '산업화→인구유입→도시화→부동산 장기수요 확대' 선순환에 따른 부동산 개발이 중국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최근 도시화가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판매도 덩달아 부진하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영향도 미미하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주체들은 저축을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도입 기틀을 마련하고, 다주택자 투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득세·재산세 등 직접세 비중을 높이려 하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은에서는 중국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른 리스크를 지적했다.

북경사무소는 "지방정부의 경우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감소해서 재정건전성이 약화되거나, 지방정부 소유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지방정부융자기구(LGFV) 부채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부동산 개발사의 수익성·재무건전성 악화로 채무불이행이 증가하는 등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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