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공원 상징 50세 코끼리 '복동이' 하늘나라로

2세 때 동물원 식구로 합류
노령 따른 건강악화로 숨져

코끼리 복동이가 대구 달성공원 사육장 안을 거닐던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을 대표하는 코끼리 ‘복동이’가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6일 대구시 도시관리본부에 따르면, 달성공원에서 사육 중인 수컷 아시아코끼리 복동이가 지난 4일 오후 6시쯤 숨을 거뒀다. 복동이는 1975년, 두 살의 나이에 한 기업의 기증으로 달성공원의 식구가 됐다. 지금까지 달성공원의 상징과 같은 동물로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사육 코끼리의 평균수명은 40년 정도로 알려졌다. 복동이는 지난 50년의 긴 시간에도 몸무게가 5t이 넘을 정도로 건강하게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발톱 주위 염증과 함께 급격히 체력저하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달성공원관리소는 즉시 ‘복동이 발관리 및 치료 계획’을 세웠다. 서울대공원 코끼리 전담팀에 연락해 발관리 시설을 설치하고 긴밀히 협의하며 복동이와의 교감훈련을 실시했다. 또 경북대 부설동물병원 야생동물전공 교수, 전주동물원, 전북대 동물의료센터 등에 자문해 본격적인 치료를 진행했다.

사육실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기존의 냉난방 시설에 추가로 송풍 겸 환풍기를 설치하고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 바나나, 수박 등 특별사료를 공급했다.

하지만 노령의 복동이는 계속 체력이 약화하면서 지난 4일 치료 중 쓰러졌다. 동물원 측은 대형 크레인과 전 사육사를 동원해 두 차례에 걸쳐 복동이의 기립을 시도했다. 그러나 일어나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이상규 대구시 도시관리본부장은 “사체 부검 결과, 노령으로 심장 내부에 지방 덩어리가 축적돼 혈액순환을 막아 숨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며 “50년 가까이 대구시민들과 함께한 복동이가 떠나 안타깝게 생각하며 코끼리 추가 도입 등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코끼리 사체를 뼈 표본화 작업을 하지 않고 소각 방식으로 처분했다.

대구 중구 달성동에 위치한 달성공원 동물원은 1970년 문을 열었다. 코끼리 복동이 외에도 포유류와 조류, 어류 등 75종, 645마리의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대구=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