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공사 발주 아파트 안전한가?… 전문가 “무량판 구조, 비파괴 검사無 무용지물”

2023. 8. 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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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발 철근누락 사태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 모습.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전국 아파트 공사 현장의 ‘철근 누락’으로 인한 부실시공 사태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여당은 당내 진상규명 TF를 발족해 “아파트 부실시공의 전모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 중이다.

부산시도 ‘무량판 구조’ 건축물에 대해 민·관 합동 특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의 ‘임대아파트’와 ‘행복주택’ 등을 발주한 부산도시공사(BMC, 사장 김종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스포츠동아의 취재를 종합하면 BMC에서 시행한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는 총 3곳(2017년 이후 준공사업장 및 공사 중인 현장)이다. 이 중 1곳은 입주가 이미 끝났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2곳은 현재 초기 건설 시행 중이며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직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구조분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점검반을 통해 구조도면의 적정성, 주요자재 시공·품질관리 등에 대해 긴급 점검을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2017년 이전 시공된 경우에 관해서는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며 “입주가 끝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준공 단지는 입주민의 사유 재산으로 관리주체(입주민대표 회의)의 사전동의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상급 기관 등과 함께 점검 일정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부산도시공사 발주 아파트인 이곳이 공사 주장대로 입주가 완료됐고 사유 재산이긴 해도 하자보수 기간 중임을 감안하면 BMC는 주민들 안전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설계, 시공, 감리 전 단계에 품질관리시스템을 신설 적용해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며 4일 입장을 냈다. 하지만 앞서 실시한 점검에서 ‘비파괴 검사’는 시행하지 않아 우려는 커지고 있다.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준공 단지에 대해 타 언론사에 “입주가 끝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대해 ‘비파괴 검사’를 곧 할 예정”이라고 밝힘에 따라 부산도시공사 입장을 듣고자 담당자 통화를 시도했지만, 자리를 비웠다는 이유와 함께 남긴 전화 연락은 없었다.

비파괴 검사는 건축물 등의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외부에서 내부 결함을 찾아내는 기술로 맨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X-ray 장비 등을 이용해 내부의 상태, 결함 유무 등을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정작 입주민은 자신이 사는 건물이 ‘무량판 구조’ 아파트란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어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한 입주민은 “우리 아파트가 그렇게 지어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하루속히 보강공사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학교 오상훈 건축학과 교수는 “완공 건물의 ‘무량판 구조’ 조사는 ‘비파괴 검사’를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면서도 “전단보강근(전단력을 저항할 수 있도록 보강한 철근) 공사를 진행한다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강공사 후 안전에 대해 언급했다.

오 교수는 “문제는 비용이다. 전체 건설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보강공사’ 비용을 누가(시행·시공·입주민) 부담할지를 정하는데 법적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 문제와 연관된 만큼 보강공사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월, 무량판 구조 방식을 적용한 인천 검단의 LH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며 ‘철근 누락’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설계부터 시공, 감리에 이르는 모든 공정이 제 역할을 못 한 ‘총체적 부실’이 원인이었다.

천장 무량판 구조는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구조다. 지난해 1월 붕괴 사고가 난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도, 28년 전 무너진 삼풍백화점도 같은 무량판 구조다.

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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