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튼 태풍 ‘카눈’ 한반도 향한다…경상 해안 상륙할 듯

[오늘의 날씨]7일부터 강원 영동·경상권 동해안 비
카눈 상륙 9~10일…한반도 관통 예상

서울에 소나기가 내린 6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경로를 바꿔 10일 오전 경상 해안 지역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카눈의 영향으로 7일부터 강원 영동과 경상권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상륙하는 시점인 9~10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카눈은 일본 규슈 남쪽을 지나 북동진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의 상황에 따라 기존 경로보다 서쪽으로 치우쳐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6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태풍 동쪽에서 발달한 열대저압부와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북태평양고기압을 우리나라 방향으로 확장시켜, 태풍이 북쪽으로 끌려 올라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7일 카눈은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서 북진을 시작해 10일 오전 부산 쪽으로 진입해 같은 날 오후 3시 대구 북쪽 50㎞ 지점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영남 대부분은 태풍 폭풍반경(풍속이 25㎧ 이상인 구역), 전국은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태풍은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면서 한반도 동쪽 지역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친 뒤 11일 동해 북부 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좀 더 서쪽으로 치우쳐 움직이면서 한반도 전체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11일 오후 함경남도 함흥 북서쪽 육상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오후 3시 기준 어스 널스쿨(earth.nullschool.net) 화면 갈무리.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카눈의 영향으로 이미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는 풍랑특보가 발표되어 있는데, 8일 이후로는 풍랑특보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11일 동해 전 해상과 제주도 해상, 남해 상 등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일겠다고 전망했다.

과거 카눈과 아주 유사한 경로를 보인 태풍이 있었는데, 2020년 9월7일 태풍 하이선 또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동쪽에 두고 경상 동해안으로 상륙해 강원 동해안을 통과해 북진한 바 있다. 당시 하이선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많은 비와 강풍에 노출돼, 경상권과 강원 영동 지역에 최대 300㎜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했고, 동해안과 울릉도, 독도에는 40㎧(140km/s)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2020년 9월7일 태풍 하이선 당시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서 신호등이 강풍에 꺾였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기상청은 “카눈이 10일 북상하며 11일 전반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안전 문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한편,  6일 저녁 강원 중부와 북부 산지와 강원 중부와 북부 동해안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한 비바람으로 이 지역 폭염특보는 하향되거나 해제된 상황이다. 하지만 그외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한낮 높은 기온으로 인해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전국에 기승을 부린 폭염은 태풍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태풍이 지나간 다음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기압계가 재배치되면서 향후 폭염의 지속성과 강도는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기상청이 발표한  9일부터 16일까지10일 전망에  따르면 이 기간 낮 최고기온은 28~35도로 평년(29~32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