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의 새로운 얼굴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3. 8. 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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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드라마부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매번 다른 얼굴로 국내를 넘어 해외의 시선까지 사로잡은 배우 박서준. 이번에도 역시 이전엔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그는 무너진 세상에 맞춰 내면적으로 변화해 가는 민성 역으로 활약한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대지진으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에서 멀쩡하게 남은 단 하나의 건물, 황궁아파트에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불과 4개월 전 영화 '드림'을 선보이고, 여름 시즌에 맞춰 이번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돌아온 박서준은 전작에서의 유쾌한 얼굴은 완전히 지운 채 진지한 연기로 영탁 역 이병헌과 함께 극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박서준은 "작품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다. 매 작품마다 조금이라도 다른 캐릭터를 만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물론 내가 완전히 공감할 수 없거나 겪어보지 못한 사연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면 도전이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선 최대한 도전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재밌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부딪혀보는 편이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이어 "캐릭터 다음으로 보는 게 스토리인데,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라고 설명하면서 "개인적으로 조금의 난독이 있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빠른 시간 내에 수월하게 읽히는 대본을 선호한다. 또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현장에 있으면서도 집중이 안 될 때가 많더라. 그래서 처음 몇 장이 안 넘어가면 이건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시점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엄청난 힘이 있었다. 글로만 봐도 이 정도의 그림이 그려지는데 영상화되면 얼마나 크게 그려질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더라. 개인적으론 이게 작품 선택에 있어 엄청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알면 알수록 점점 빠져들어 가던 가운데, 박서준에 확신을 심어준 건 이병헌이라는 존재였다. 캐스팅 라인업을 본 순간 "이건 무조건 해야 한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박서준은 "데뷔하기 전부터, 학생 때부터 이병헌 선배의 팬이었다. 꼭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아무리 연차가 쌓여도, 필모가 쌓여도 만나기가 쉽지 않더라. 그러다 이병헌 선배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참여하신다는 얘기를 들었고, 또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 할 이유가 없더라. 이병헌 선배와 긴 호흡 동안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설레고 기뻤다"라고 이병헌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자신의 롤모델과 같던 이병헌을 만난 소감은 어땠을까. "곁에서 지켜본 이병헌 선배는 디테일한 것들을 굉장히 많이 신경 쓰는 배우였다"는 박서준은 "순간순간 나타나는 기지와 센스도 대단했다. 그렇게 함께하고 나니 더더욱 '이분과 계속해서 작품을 함께하고 싶다' '곁에서 이분의 연기를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래도 내가 좋아했던 배우인 만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선물 같았다. 이렇게 함께 행사에 다닐 수 있다는 것 역시 즐겁다"라고 말했다.


극 중 박서준이 연기한 민성은 순수하고 선한 마음을 지닌 평범한 공무원이었지만, 서울이 무너지고 난 뒤 유일한 가족인 명화(박보영)를 지키기 위해 점차 변화해 가는 인물. '생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계속해 스스로를 다잡으며 폭력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게 되고, 이 탓에 인간의 윤리를 우선시 생각하는 명화와 부딪히기도 한다.

이런 민성을 그려나간 과정에 대해 박서준은 "일단 주어진 정보들을 많이 참고했다. 민성이는 남겨진 유일한 가족이자 아내인 명화를 가중 중요시 생각하는 인물이고, 가족과 자신의 집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걸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인물이다. 직업적으론 의경을 전역한 공무원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민성이의 몸은 일단 근육질이 아닐 것 같았다. 또 배경이 재난 상황이다 보니 여기서 잘 먹고 피둥피둥한 것도 말이 안 된다 봤다. 물론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기 때문에 실루엣이 드러나진 않겠지만 몸이 말라 있어야 몰입하기 편할 것 같아 살을 좀 뺐다. '드림'을 촬영한 직후라 이미 빠져있었는데 거기에서 더 감량해 총 6~7kg 정도를 뺐다. 이런 작은 것들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고 상황에 맞게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성격의 경우 닮은 점이 많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나한테도 민성이와 같은 소심함이 있어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또 내 성격이 꾹꾹 참다가 선을 넘으면 터지는 성격인데, 민성이도 그렇게 터지는 장면이 있어서 비슷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많았다. 다만 명화에게 화를 내는 장면만큼은 쉽지 않았다. 화는 내지만 많이 참고 절제하면서 화를 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화남을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일반적인 영화 속 액션과는 달리 몸을 뒤섞는 육탄전 중심의 액션이 주를 이룬다. 아무래도 직접 몸으로 부딪혀야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도 컸을 터. 박서준은 "컨디션 조절이 쉽진 않았다. 12시간 정도를 찍어야 하는데, 8시간 정도 촬영하고 나면 확 힘들어지더라. 있는 힘을 다 끌어쓴 느낌이 들었다. 컨디션 유지를 위해 먹기도 엄청 먹었는데 수분이 계속 빠지니까 몸무게는 계속 줄더라"라고 공감하면서도 "다행히 모든 신이 그런 건 아니고, 여기 끌려다니고 저기 끌려다니는 신도 많았기에 어렵진 않았다. 그저 휩쓸려 다니기만 하면 됐다"라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자'부터 '드림'과 이번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매번 높은 체력 수준을 요구하는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데 후회의 순간은 없었냐 물으니 "팔자다 싶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낸 뒤, "지금 찍고 있는 작품도 또 몸 쓰는 게 많다. 없는 작품을 하려 했는데 결국 끌리는 건 그런 작품인 것 같다. 시나리오 대본을 받아보면 액션은 몇 줄로 된 설명으로만 나오지 않냐. 그래서 스토리만 보게 되고, 스토리에 매료돼 선택하고 나면 현장에는 어마어마한 상황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작품에 계속해 끌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해 끌리는 걸 보니 팔자이다 싶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어썸이엔티]

박서준 | 콘크리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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